리스크맨 2008. 8. 11. 11:10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한 늙은 어부와 물고기와의 사투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남달리 사냥, 낚시, 전쟁과 같은 주제를 글의 소재가 헤밍웨이의 다이네믹한 삶을 보여줍니다. 지난 주 8월 7-10까지 서해 변산 격포 앞바다에서 동생 형제 둘과 함께 바다낚시를 다녀 왔습니다. 저로서는 처음 하는 보트 낚시라 흥미로웠습니다.

 

동생이 오래 전부터 엔진 요트를 가지고 바다 낚시를 즐겨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가족들 없이 세 형제가 단촐하게 요트를 끌고 다녀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몸은 피곤하지만 세상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자연 속에서 원시적인 삶을 체험하면서 원기를 회복했습니다. 여행을 떠나던 날 오후부터 왼쪽 눈 알이 불편해서 의사에게 가 봐야 하지 않나 하는 걱정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바다 낚시 중에 책이나 컴퓨터를 전혀 보지 않고 지냈더니 몇 일 후에 아픈 것이 깨끗이 없어 졌습니다. 눈도 혹사하면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 여름의 바다 낚시는 그 자체가 매우 힘든 노역이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도시에 살면서 사정이 어려워지면 농사나 지어볼까라는 말을 하지만, 자연과 관계되는 일을 하는 농업, 어업은 정말 힘든 돈벌이 방식입니다. 한낮의 폭염은 바다 위라고 덜하지 않았고, 흔들리는 배 안에서 움직이는 동작 하나 하나가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육체를 움직여서 하는 일에 몰입하는 자체는 잡념을 잊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낚시를 하는 분들이 늘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작은 흔들리는 요트 위에서 잡아 올린 생선으로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마침 변산 격포에 은퇴한 친구가 새로 둥지를 틀고 살고 있어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바다 낚시를 취미로 전국을 다녀 보았던 이 동갑내기 친구는 2년 전에 서종면 문호리 (제가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곳) 생활을 접고 새 터전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곳이 바로 격포 인근 입니다. 600 여평의 배산임수의 전망 좋은 땅에 아름다운 집을 지었습니다. 2년 동안 노력한 흔적이 집과 정원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관한 사진과 느낌은 따로 정리해서 올리려고 합니다. 무더위에 건강에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