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개인위험관리

고통과 행복의 의미?

리스크맨 2008. 8. 22. 09:32

어제 아침에 갑자기 설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그치려니 하고 오후까지 미루다가 점차 몸살 감기로 번져 가기 시작해서 회사 앞에 있는 의원엘 갔습니다. 의사의 말씀이 장염 증상이 있다고 합니다. 장염 증상으로 설사를 하게 되면 몸에서 전해질이 빠져 나가면서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왜 아침에 일찍 오지 않았느냐고 나무라시더라구요. 무식하면 병을 키웁니다. 설사 나면 바로 내과에 가 보세요. 스스로 진단을 내리면 낭패를 봅니다.

 

저녁에 2시간 짜리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의원에서 링겔주사까지 맞는 헤프닝을 벌였습니다. 주사, 약, 링겔로 겨우 급한 상황은 면했습니다. 링벨주사 맞으며 누워있는 동안 이 고통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마전 아내가 수술을 했는데, 사실 저는 그 치료과정의 고통을 함께 겪을 수는 없었습니다. 병원 입원실에서 함께 밤을 세우기도 했지만, 환자의 고통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 지인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라는 산촌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시는 분이신데, 가끔 제 메일을 읽으십니다. 제가 CRO-Letter 11호에서 보낸 메일에 대한 코멘트 였습니다.

 

"지난 5월9일 보내주신 "행복과 고통"을 방금  읽었습니다. 집사님의 글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샘솟는 힘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때마다 읽지 못했지요. 잘 계시지요?  꾀꼬리 권사님도..."

 

저를 집사라고 칭하는 것은 제가 교회에서 맡았던 직분 때문입니다. 제 아내는 성가대 지휘를 한 소프라노라 교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요. 이 메일을 받고 제가 당시에 쓴 글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최근 다운 되어 있는 제게도 힘이 되는 내용이였습니다. 제가 지금 받고 있는 심적 고통에 대해 그 의미를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을 여러분도 다시 한번 읽어 보세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중구 CRO-Letter (11) 행복과 고통

 

리스크관리의 최종 목표는 조직의 경우는 지속 가능한 경영인 반면에 개인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의 본질에 대해 저 자신을 위해서도 깊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주말+2주째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는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개인리스크관리에 대한 주제로서 오늘은 행복과 고통의 관계에 대해 알아 봅시다.

 

누구나 항상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기복은 모든 사람에게 어떤 형태로든 찾아 옵니다. 그렇다면, 시련을 통해 나타나는 고통을 행복의 관점에서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아침 7 20에 헬스와 샤워를 마치고 승강기를 타고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중년의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함께 타고 있었는데, 저에게 언제 오셨길래 벌써 가세요! 하고 밝은 표정으로 말을 걸었습니다. 제가 깜빡 1층 단추를 누르는 걸 잊어버렸는데 이 분이 먼저 눌러 두었더라구요. 저도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장님도 만만치 않으신데요! 마침 1층에서 프랑스 여자분이 타려고 하자 한국말로 이거 지하 4층 가는데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제가 속으로 이 분은 참 긍정적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열정을 가진 분들을 만납니다. 삶의 목표가 있고 열심히 삽니다. 그런데 열정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마지막 몇 일을 그린 영화 The passtion of Christ의 핵심은 고통입니다. 열정과 고통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고통이 견딜 수 없이 힘들 것은 그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몇 가지 순기능을 살펴 봅시다. 간 계통 질병이 매우 위험한데,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간이 자각증상이 있다면 사전에 발견하고 치료하여 최악의 경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예를 보면 우리는 고통의 예방적 기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은 상황을 더 나쁘게 하지 않으려는 경고 메시지를 우리에게 줍니다.

 

다음은 고통의 미래성입니다. 고통을 겪을 때 과거만을 생각하면 이 교통의 의미를 모른 채 견딜 수 없는 더 큰 고통에 빠집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 백악관 보좌관이였던 유능한 변호사 찰스 니콜슨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그가 이 사건으로 졸지에 형무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의 절망감과 고통으로 미움과 자살충동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할머니의 정성어린 전도로 종교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현재 자신의 고통에 대한 의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절정의 시기에 보지 못하던 주위를 보는 눈이 뜨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죄수들을 보니 수감생활을 통해 갱생이 되기는커녕 더 흉악한 범죄에 빠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고통의 의미를 통해 그는 형무소 사역의 열정을 품게 되었습니다. 수형 생활 후 그는 수감자와 그 가족을 돌보는 미션을 가진 엔젤 츄리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그의 비즈니스 수완과 네트워크를 통해 이 단체는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큰 비영리단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혹시 주위에 실의에 빠진 분들이 있으면 고통의 미래성에 대해 생각할 여유를 갖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자신에게 생각지 못했던 고통이 찾아오면, 이 메모를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저의 바램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불필요한 고통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위대하다, 그러나 역경을 예방하는 것은 숭고하다! 라는 리스크 매니저의 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만난 야큐르트 사장님의 긍정을 마음에 새기며 !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