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가 진정될까?
아침에 미국 샌디에고에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공부하고 있는 큰 아들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지난 주 환율이 급변동해서 미국에서 돈을 인출하는 때를 잡을 수가 없다고 고민이 컸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환율예측을 해 보자는 말이지요. 개인의 경우도 이런 상황인데, 수출입 등으로 외환거래를 해야하는 기업은 고민이 깊을 것 같습니다.
향후 5 거래일간만 환율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전세계 부의 50%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스게 말이 있습니다. 환율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단지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분석해 볼 수 있을 뿐입니다. 달러에 대한 적정환율이 1004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근자의 극심한 환율변동은 곧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어제 저녁 KBS1 심야토론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와 한국의 위기에 대해 토론이 있었습니다. 처음 한 시간 정도 이 토론을 들었는데, 외환위기와 관련하여 간단하게 정리해 봅니다.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우리나라의 금융위기가 IMF와 같은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마도 이런 예측에 대해 중소기업에서 막상 하루 하루 위기를 겪고 있는 분들, 펀드투자에서 극심한 손실을 입고 있는 분들, 기타 직간접 피해자에게는 공허한 말로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틀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KIKO, 엔화 대출 피해 등의 현실적인 이슈는 다루질 않았습니다 (후반 1시간에서는 다루었는지 모르겠지만).
2008년과 1997년의 다른 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 하였습니다.
(긍정적으로 다른 면)
(1) 2000억불이 넘는 외환보유고
(2) 상장 대기업의 건전한 재무비율
(부정적으로 다른 면)
(3) 정부에 대한 신뢰부족
(4) 본점에 해당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5) 개인부채 증가
(공통적인 면)
(6) 단기외채 상승
(7) 경상수지 적자
위 각 항목의 비중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에 대한 중산층의 신뢰가 부족한 점을 의외로 큰 영향을 나타내고 있고,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저는 어떻게 보느냐구요? 우리 큰 아이에게는 이런 메일을 보냈습니다.
(중략)
환율은 곧 진정이 될거다. 왜나하면, 미국달러와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로 봐서는
대충 1000원이 적당하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이견이 없어.
단지, 지금은 몇 가지 이슈로 인해 달러가 부족해서 그래.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결과)가 적자이기 때문이야.
이 적자는 무엇보다도 유가가 베럴당 150불까지 높아졌던 이유가 크지.
이 유가는 지금은 80불 정도로 안정되었으니 금년 4/4분기 (10, 11, 12월) 무역적자는 흑자로 돌아
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그리고, 외환보유고의 적정성 이슈인데, 지금은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어.
그 외의 환율 상승 요인은 다음과 같은 점이 있어
- 국내 은행들이 단기외채를 너무 많이 빌려와서 장기로 운영하는 기간 미스 매치의 문제
- 한국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자국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주식을 팔고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 외환 수요가 늘어난 점
결론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환율이 지속되지는 않을 거란 예측이 지배적이야.
그러니, 조금씩 쓰면서 환율이 내려 갈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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