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본과 규제적 자본
자본위험과 관련해, 경제적 자본과 규제적 자본의 두 개념을 이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의 집필 성격상 경어체가 아님을 양해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적 자본과 규제적 자본)
재무제표 상에 나타난 자본의 크기는 실제 순자산가치평가 보다 낮은 경우가 흔히 있다. 그 이유는 보수주의 회계원칙에 의해 자산가치를 항상 보수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위험관리 관점에서 이런 은닉된 자본까지 찾아내서 위험수용 태세를 점검할 필요성이 생긴다. 이러한 자본을 경제적 자본이라고 한다. 경제적 자본과 반대되는 자본개념으로 규제적 자본이 있다.
은행이 BIS자기자본 규제를 받는 사실은 이제 일반적인 상식이 되었다. 은행은 예금이나 채권발행, 차입 등 부채항목을 통해 돈을 마련하고 이를 대출, 채권구입, 투자 등의 자산에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자산항목의 운용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게 되며 이 위험은 예금고객에게 전가시킬 수 없고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 은행이 부담하는 위험에 대한 안전장치가 바로 자본이다. 그런데 은행은 경제순환과정에서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자산을 무한히 늘릴 수 없도록, 위험을 무제한으로 인수하지 못하도록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데 이 제도의 하나가 바로 BIS 자지가본규제다. 이런 규제에 충족하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자본을 규제자본 (regulatory capital)이라고 한다.
2008년 미국의 최대투자은행이 서브프라임 위기에 파산하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겨우 살아남았다. 이 투자은행은 미국금융감독기구인 FRB의 자본규제를 받지 않아 자본의 30-40배에 이르는 레버리지 (지렛대) 효과를 일으키며 자본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보다 더 큰 규모의 위험을 이기지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규제적 자본도 나름의 의미가 있고, 국제결재은행 (BIS)의 지도로 세계 공통적으로는 이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BIS의 규제자본제도는 매우 원시적인 위험량 계산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은행의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본계산에 있어서도 재무적 자본 즉, 회계상 인정되는 자본만을 인정하고 있어, 실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본의 크기를 정확히 나타내지 못한다. 은닉자본이 그 예 중에 하나다. 은닉자본이란 자산을 실제 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하거나 부채를 높게 평가하는 방법으로 내부에 유보해둔 자본을 말한다. 은닉이라는 의미가 부정하게 숨겨 두었다기 보다는 회계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하므로 유보된 자본이다. 자산으로 건물이나 지분과 같은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때, 실제 현재가치는 장부가격 보다 훨씬 높지만, 보수주의 회계원칙에 따라 저가로 회계처리 된다. 이 때 자연스럽게 은닉자본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은닉자본과 재무상 자본을 합하여 기업이 지니고 있는 자본을 경제적 자본 (economic capital)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분야에서 경제적 자본은 규제적 자본의 반대개념으로 내부적 위험평가 방법에 의해 계산된 자본 (Capital at Risk 또는 Risk-based capital)으로 이해한다. 필자는 비금융 분야에 경제적 자본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 경제적 자본의 개념을 보다 확대한 개념으로 정의하기로 한다. 기업위험관리 관점에서 위험을 감당한 자본은 재무적 자본 보다는 경제적 자본이 보다 정치한 관리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