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멘토링/20대 멘토링

자녀 교육 한담

리스크맨 2009. 1. 3. 10:38

1월 1일에 미국 샌디에고 대학에서 한 학기 교환학생을 한 큰 아들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기숙사에서 지내다 이제 고3을 마친 막내 아들도 집에 있어서, 오랫 만에 전 가족이 함께 모여 단란한 한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족이란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서로에게 힘이 됩니다. 고3 막내는 미국행을 접고 (저로서는 다행입니다. 학비가 요즘 장난이 아니지요) 동경에 있는 와세다 대학으로 진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월에 큰 아들은 다시 독일로 돌아가 나머지 1년을 공부하면 졸업하게 됩니다. 직업에 관한 진로를 어떻게 정해야 할 지 서서히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 아이는 국제금융분야를 공부했는데, 현재 전세계적으로 금융분야의 일자리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유럽과 한국을 연결하는 분야에 일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미국 대신 유럽에서 교육을 받도록 한 이유도, 한국과 유럽 간의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게 하자는 데 있었습니다. 한국과 유럽은 곧 FTA을 체결하게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큰 규모로 서로 협업하는 분야가 늘어 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막내는 일단 와세다 대학 국제학부에서 공부하면서 (이 곳에서는 영어로 강의를 합니다) 일본어도 열심히 배우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일본의 중요성은 저평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학교 때부터 조금씩 일본어를 배우게 해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1-2년 공부하고 제가 유럽으로 근거를 옮기게 되면, 유럽 대학으로 옮기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이래 저래 한국 부모면 치열하게 겪게 되는 자녀들의 대학입시는 저희 가족을 다소 벗어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이런 저의 자녀교육에 있어서의 외도(?)가 결과를 얻질 못했으니, 잘 했는지 못했는지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아이들이 큰 스트레스 없이 최소한 영어와 외국어 만을 잘 공부를 해서 세계 어디에 가든지 communication 상의 문제는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자녀 교육에 관해서 한 가지는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아이들이 나중에 세계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언어로 인해 장애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였는데, 그 소기의 목적은 이루었다고 자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의 네트워크가 모자랍니다. 한국과 같이 연고주의가 중요한 나라에서 그 것은 분명히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21세기는 지금보다는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연, 지연과 같은 연고가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서로 잘 이해하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어제 큰 아이의 아일랜드 친구와 통화하는 가운데 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영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의과대학, 수의과대학은 입학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상위 몇 %의 졸업성적을 가진 학생들 만이 가능하지요. 그런데 꼭 그 방향의 공부를 하고 싶은데 점수가 조금 모자라는 학생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헝가리, 체코 같은 의과 쪽이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영어로 이 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잘 하는 한국 학생들도 이 방면으로 가서 공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자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