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익숙한 나라 대한민국 1
1장
개인 위험관리에 대한 이해
1절 위험에 익숙한 나라, 대한민국
2절 대한민국에 사는 당신 앞에 놓인 위험들
3절 국가가 개인의 위험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4절 위험관리 없이 즐거운 인생 없다
5절 안전한 인생을 위해 위험 관리와 통제는 필수다
1절 위험에 익숙한 나라, 대한민국
남부러울 것 없이 화려한 인기를 누렸던 운동선수가 불치의 병에 걸리자 병원비를 감당하느라 당사자와 그 가족이 병마의 고통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잘 나가던 개인사업가가 거래처의 부도로 하루 아침에 노숙자가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에게 천당과 지옥간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이런 현실은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 들이고 있지 않는가? 사회 체계상 아직 어쩔 수 없는 위험도 있지만, 개인의 차원에서 회피할 방법이 있는 위험도 많이 있다.
-> 이 책이 출간된 후에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이며 위험사회의 제창자인 울리히 벡 교수가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개도국은 선진사회에 비해 개인이 감내해야 할 위험이 더 많습니다. 그런 위험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감각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그런 위험에 빠져 불행해 지면, 팔자소관으로 돌립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회의 체계적 위험이 여과없이 나에게 닥친 결과입니다.
대한민국은 1996년 10월 세계 29번째로 OECD에 가입하여 선진사회로 진입을 시도 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혹독한 선진국 진입 통과의례를 치렀다. 온 나라가 위험관리의 부재가 가져온 냉혹한 결과를 체험했다. 국내 금융감독당국과 은행, 대기업은 이를 계기로 위험관리의 중요성 인식하게 되었고 위험관리체계를 도입하여 이제 정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개인의 위험관리는 그 중요성에 비해 아직 제대로 다루어 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개인의 위험관리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더욱 심각한 사태를 몰고 왔습니다. 해외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사상 유례없는 손실을 보았습니다. KIKO라는 환율헷지 상품에 가입했던 회사들은 망할 지경에 이르기까지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환율에 대한 엄성한 국가정책이 이런 결과를 초래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세계경제위기의 희생국이 되었습니다. 1997년의 외환위기는 폭탄이라고 한다면, 2008년의 위기는 바이러스 침투라고 비유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언제 감염되어 치명상을 입을 지 모르니, 위험관리가 더욱 정교해 져야 합니다.
2006년 8월말 정부는 비전2030를 발표했다. 정부의 야심찬 목표가 달성되면 대한민국은 2030년 경에 성숙한 선진사회와 같은 사회보장 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한다. 그림 1-1-1은 1인 당 GDP 중 공공사회지출 규모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그림1의 우측 상단에 속한 나라를 편의 상 ‘성숙한 선진사회’ 라고 정의하고 이하 MAC (Mature-Advanced Countries)라는 약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이 국가의 특징은 GDP는 3만불 이상이며 공공사회지출 규모가 GDP의 20% 이상으로서 OECD 평균을 상회한다.
국가체계가 개인위험을 얼마나 보호하고 있는지의 척도를 공공지출 규모로 볼 수 있다. GDP 20%의 공공사회지출은 매우 추상적이라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이를 말로 표현한다면, 개개인이 무상으로 최고의 의료 서비스와 교육 시스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늙어 죽을 때까지 적정한 연금을 보장해 준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감기치료비는 부담해 주지만 고가의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치료비는 몰라라 하는 이상한 의료보험제도나 사교육비 때문에 가정의 노후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대한민국 사람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MAC와 대한민국의 차이를 개인위험관점에서 살펴 보자.
-> 그동안 진보에서 보수로 정부주체가 바뀌었습니다. 되돌아 보면 몇몇 사회보장제도가 시행되어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예를 들면, 장기요양보험입니다. 이 보험은 장병에 효자가 없다는 우리 속담을 보완하기 위한 아주 훌륭한 제도입니다. 나이든 노년의 행복을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더욱 빛이 납니다. 초기에는 당연히 다소의 혼란이 있겠지만, 이 제도는 잘 정착되어 그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