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의 전원생활 - 서래마을
서종면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다가 주중에 서울에서 지내기 시작한 지가 벌써 5년이 넘었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주중을 지낼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 정능이 가장 전원생활에 근접한 생각이 들었는데, 교통이 불편한 것이 흠이 였습니다. 그러다가 뚝섬으로 정했습니다. 뚝섬은 경마장터에 여러 가지 공원시설이 있어서 지낼 만 했습니다. 그러나 전원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다음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 일하는 사무실에 가까운 여의도 였습니다. 집에서 걸어서 출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정했는데, 여의도는 나름 전원풍이 있습니다. 여의도 공원에서 산책도 할 수 있고, 한강시민공원도 갈 수 있으니, 도시의 답답함을 다소 누구려 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반포 서래마을에 가게 되었습니다. 잘 아는 분들이 그 곳에 살고 계셔서 금강산을 다녀 오는 길에 제가 이 분들을 서래마을에 모셔다 드렸습니다. 서래마을의 '마을' 같은 분위기에 맘을 쏙 빼앗겼습니다.
<우리가 사는 빌라의 정원 모습입니다. 사실 이 정원의 깜찍한 모습에 반해서 이 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기 자동차가 있는 곳에 저희가 사는 집이 있습니다>
<손바닥 만한 정원이지만 바라보는 view에 따라 천의 얼굴을 자랑합니다. 이 집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이 이 정원에 큰 애착을 가지시고 열심히 가꾸고 있습니다. 그 분에게는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아기자기한 행복인 셈입니다. 이 할머니는 저와 가장 잘 통하는 분입니다. 할머니가 이 정원에 정성을 쏟으시는 것은 그 분의 자연에 대한 동경일 겁니다. 시골에 있는 저희 집 야생화를 내년에는 많이 옮겨 올 겁니다>
<대문에 달려 있는 이 꽃 바구니는 금방이 물이 마릅니다. 제가 패트병에 물을 담아서 외출 할 때 마다 물을 줍니다. 그래도 한 여름의 열기는 금방 수분을 날려 버립니다. 몽고의 초원이 자꾸 사막으로 변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물은 가장 소중한 자원인데, 다들 물을 너무 물쓰든 합니다.>
<우리 빌라가 있는 앞 골목입니다. 한전한 모습이지만, 밤이면 발레트 파킹장으로 변하고 맙니다. 주변의 카페나 선술집이 젊은이들에게는 아주 명소가 되어서 저녁이면 호황을 누립니다. 동네가 너무 상업화 되면 안되겠지만, 다들 먹고 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우리 집 앞 도로에 있는 빵집입니다. 우리 가족은 수십년째 아침을 빵으로 떼우는데, 이 집 빵은 독일에서 우리가 사 먹던 빵 보다 맛이 더 좋습니다. 이 동네에 외국인들이 많이 살아서, 식사대용의 무가당 빵을 아주 많이 파는 곳입니다. 아침에 이 곳에서 막 구워낸 빵을 사서 아내와 아침 식탁에 마주 앉아 빵을 뜯는 재미는 - 빵을 우리는 손으로 뜯어서 먹습니다 - 쏠쏠합니다. 제가 서래마을에 사는 또다른 이유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빵값이 자꾸 오릅니다.>
<서래 마을에는 아기 자기한 카페나 작고 이쁜 음식점이 많습니다. 꼭 유럽의 휴양지 마을 풍경 같습니다. 사진을 찍은 제 후배는 이런 모습을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서래 마을 중턱에 꽃가게와 커피집을 같이 하는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무슨 꽃이 나왔나 하고 구경하는 아내의 뒷모습입니다. 날마다 새로 나온 화분들이 구경꺼리 입니다.>
<프랑스마을답게 프랜치 레스토랑이 많이 있습니다. 마을 길의 보도 브럭도 프랑스 국기의 삼색(청. 백, 적색, 이 색은 프랑스 혁명의 모토인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함)을 본따서 만들었습니다. 바닥을 자세히 살펴 보세요. 서래마을에는 곳곳에 삼색기를 상징하는 색을 칠해두고 있습니다. 자동차 진입방지용 파이프에도 삼색이 칠해져 있지요.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이해했으면 좋겟습니다.>
<방배중학교에서 방배동으로 넘어가면서 산 쪽에 있는 빌라들입니다. 유럽에서는 아파트 보다는 이런 3-4층 짜리 빌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언덕에는 이런 빌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격은? 아파트에 비해 매우 저렴합니다.>
서래 마을은 반포 4동과 방배동 일대가 있는 곳인데, 뒤에는 서래풀 공원 (정보사가 있는 곳) 산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 쪽에는 한강이 있고, 중앙국립도서관 언덕과 반대편의 남산 교회가 있는 언덕으로 둘러 쌓인 전형적인 배산 임수의 풍수를 보이는 곳입니다. 이 곳에 아파트가 아닌 빌라풍 집들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곳에는 프랑스 학교가 있어서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두번째 서래마을을 구경 가던 날 아내는 바로 집 하나를 맘에 들어 했고, 급기야 그 집을 사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빌라인데, 나중에 우리 부부가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나이를 먹으면 살기 좋은 규모입니다. 서래마을에는 가까이 서울성모병원 (이전에는 강남성모라고 했음)이 있어서 의료 서비스를 걸어가서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소일 거리를 위해 도서관을 걸어사 갈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