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배들의 자기개발 모임
우리나라는 서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회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자식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중앙집권제도가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지방분권을 시도해 보긴 했지만, 결국 철저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 본다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런 서울 중심 사회가 낳은 것이 이른바 향우회 동창회와 같은 모임입니다. 지방학교나 지역의 서울이나 인구가 많이 모이는 대도시에서 어디서나 이런 모임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가 또한 연고주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이런 네트워크가 작동을 합니다. 저도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이런 향우회와 동창회에 속해 있습니다. 그 동안 아쉬웠던 점은 이런 모임들이 술먹고 산에 오르는 활동 위주로 이루어 진 것입니다.
제가 속한 강원도의 한 지방 출신 중에 40대층을 중심으로 자기개발을 위한 모임이 생겼습니다. 제 나이 또래 보다는 전문적인 활동을 하는 후배들이 그 동안의 놀이 위주의 네트워크 활동에서 벗어나 자기개발과 연결지어 의미있는 활동을 해 보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40대를 지나서 이 모임의 정회원을 될 수가 없고, 대신 특별회원으로 멘토 역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에 창립 포럼이 열리는 데 제가 멘토의 자격으로 첫 강연을 하기로 하기도 해서 나름 기대가 됩니다. 동창회 모임이 1차 저녁+술, 2차 노래방 하는 식으로 이루어 집니다. 1차에는 술 담배를 피하느라고 정신이 없고 2차에서는 시간이 언제 다 지나가나 하는 식으로 지루해 하다 보니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모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우리 때는 이미 늦어버렸고 다행히 후배들이 늦게 나마 시작했으니 참으로 다행이고 축하할 일이라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물론 요즘 다른 자기개발 프로그램이 본인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 만큼 교육기회가 흔해 진 것은 사실입니다. CBMC나 CEO 모임 같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중급 호텔에서 열리는 조찬회에 가 보면 몇 개 팀이 이런 조찬 모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런 류의 조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중견간부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직장일에 바쁘고 또 뚜렷한 계기도 없다 보니 굳이 그런 필요성을 못 느낀 점도 있겠지요.
40대 라면 이제 전문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자기개발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도태되기 쉬운 층이기도 합니다. 오늘 OECD의 은퇴 연령에서도 알려졌지만, 이들이 살아갈 장년 이후의 삶 또한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전문성을 잘 키워서 70세 이상까지 사회활동을 중추적으로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Young Old 세대라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창회나 향우회와는 달리 자기개발에 도움을 주는 소중한 모임이므로 앞으로 잘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동창회의 새로운 모델로서 자리 잡는다면 우리나라 중년문화의 변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