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맨 2009. 9. 20. 16:05

저는 몇 년 째 발가락 양말만 신고 다닙니다. 발가락 양말은 손장갑처럼 발가락 하나하나에 발가락을 끼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있어도 발가락 사이의 땀을 흡수해 주기 때문에 발 건강에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발가락 양말을 신은 것을 보면 좀 우스광스럽기는 합니다.

 

제가 발가락 양말을 신게 된 것은 무좀 때문입니다. 군대에 가서 당시 대전에 있는 통신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 학교는 4개 중대가 들어가는 통막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내무반 환경이 겨울에는 무척 추웠습니다. 저는 우리 소대의 향도를 맡았기 때문에 취짐 점호가 끝날 때 까지 군화를 벗을 수가 없었습니다. 점호가 끝나고 발을 씻을 수가 없어서 그냥 잠을 자는 생활을 여러 주일 했더니 동상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동상에 걸린 발은 여름이면 쉽게 무좀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제대한 후에도 수 십년간 여름이면 늘 무좀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약을 바르고 다 낳았다고 생각하지만, 다음해에 여지없이 재발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발가락 양말을 알게되어 이것을 향상 신게 된 후로는 무좀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다른 양말을 안 신고 발가락 양말만 신습니다. 하루종일 밖에 있어도 발의 땀으로 인해 불쾌하거나 피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BBC (Business Book Club: 비즈니스 책 저자 모임) 라는 곳에 가끔 만나는 저자들은 다들 아이디어가 풍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곤 합니다. 그 중에 홍사장 책읽기 라는 책을 쓴 사업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취급하는 품목이 바로 발가락 양말입니다. 이 분의 비전은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발가락 양말을 신기는 것입니다. 저는 100% 이 분의 비전에 가치를 부여합니다.

 

일본에서 공부하는 막내 아들이 방학이 되서 집엘 왔는데, 무좀인지 습진인지가 걸려서 발이 심하게 망가졌습니다. 하루 종일 밖에서 공부하면서 신을 신고 있고, 또 동경이 습한 곳이라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이 아이에게 제발 발가락 양말을 신으라고 했더니, 처음에 몇 번 신는 시늉만 냅니다. 아빠가 잔소리 하지 않으면 분명 계속 신지를 않은텐데,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그 발의 무좀을 어떡 할 지 걱정이 됩니다. 발가락 양말은 싯은 웃기는 모습이 싫은 것은 이해가 가는데, 어쩌겠습니까 건강이 더 중요한데.

 

한방에서는 발 바닥이 신체의 다른 장기의 건강상태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그 신비를 과학적으로 가부를 말 할 사정은 아니지만, 분명 일기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발의 건강이 다른 장기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발가락 양말이 하루 종일 신을 신고 있어도 피곤하지 않은 이유가 그것과 관련이 있는 지도 모릅니다. 막내 아들이 아빠의 간절함을 알아줬으면 좋으련마, 마이동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