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빛나는 믿음 vs. 위기에 사그러드는 믿음
오랫동안 머뭇거리고 미루어 오던 일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바로 신앙과 리스크를 접목해 보는 시도입니다. 성경은 삶의 지침서입니다. 성경은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동의 컨텐츠 입니다. 리스크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베이스인 셈입니다. 이 공동 컨텐츠를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교회 새벽기도회의 설교 내용에서 깨닫게 된 내용이 오늘 주제입니다. 생명의 삶 (큐티 묵상책)과 진도가 같습니다. 12월 18일 새벽기도의 말씀은 역대하 32장 1-19절 입니다.
히스기야왕이 나라의 개혁을 이루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지금까지 선대에서 저질렀던 우상숭배를 제거해 가고 있고 백성들은 왕의 개혁에 잘 따르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로워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입니까? 앗수르의 산헤림왕이 침공을 해 온 것입니다. 나라가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성경에야 그냥 산헤림이 갑자기 쳐들어 왔다고 하지만, 침략의 징조는 있었을 겁니다. 히스기야왕이 침공 사실을 알고 발빠르게 대비에 들어갑니다. 물관리, 성벽관리, 무기제조 등 즉각적인 준비태세에 돌입한 것을 보면 믿음의 왕 답게 조기경보체계를 잘 갖추었을 것으로 믿어집니다. 잘 나가는 때에도 항상 위기발생에 대해 준비하는 리스크 매니저의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백성들에게 히스기야왕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우상을 철폐하고 수백년 동안 지켜지지 않던 유월절을 지키고 온 나라가 충심으로 여호와를 잘 섬기고 있는데, 축복대신 재앙을 내렸으니 백성들이 비웃지나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히스기야왕이 이런 사실을 놓고 여호와께 불평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대하에는 그런 말이 없습니다. 위기와 환난은 감당할 만한 자에게 내립니다.
평범한 사람이 이런 경우를 당했다면 섭섭병에 들었을 겁니다. 열심히 뭘 해도 시련이 닥칠 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마음이 허물어질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의 견실함을 유지하는 것이 위기에 해야 할 첫번째 마음가짐입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평상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대부분 위기를 맞은 사람이나 조직이 허물어지는 것은 불안과 초조함 때문입니다.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으면 위기에도 절대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이나 조직이 반드시 리스크관리 체계가 필요합니다. 가정, 기업, 나라는 오늘 하루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하므로 항상 대비하지 못한 위기가 닥칩니다. 위기에 모두 무너져 버리면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됩니다.
히스기야왕이 산헤림 침공을 백성들에게 알리기 위해 성문광장에 사람들을 모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마음을 강하고 담대하게 가져 그들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합니다. 히스기야왕의 진정한 리더쉽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평상시에 리더쉽을 잘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위기 시에 바로 올바른 리더쉽인지 아닌지가 판가름납니다.
히스기야왕은 위기를 진실되게 알립니다. 위기를 과소평가하거나 숨기지 않았습니다. 위기극복의 가장 핵심적인 컨셉이 바로 진실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온갖 술수와 이해관계 때문에 위기 시에 진실이 바로 알려지지 않습니다. 후진사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반대로 선진사회는 바로 위기 앞에 진실을 말하는 체계가 잘 잡혀 있습니다. 수없이 강조해도 부족한 핵심적인 사항입니다. 위기 앞에서 우선 진실하게 위기의 실체를 알아야 합니다. 위기를 감추려는 세력에 대항하는 선진사회의 체계는 리스크통제입니다. 예를 들면, 독립된 언론의 칼날같은 활동입니다.
오늘 설교자는 성경이 이토록 두꺼워진 이유는 사람들이 간단한 진리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므로 노파심에서 혹은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기도 하고, 혹은 다른 사건을 들어 동일한 교훈을 반복해서 들려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사형통한 가운데에서도 위기는 온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위기에 주눅들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 는 것이 이 역대하 대목을 통해 주려고 하는 교훈입니다.
평소에 믿음 생활을 굳건히 하지 않은 사람은 어려운 상황, 즉 위기에 잘 대처하지 못합니다. 위기의 순간에는 이를 피하지 말고 대처해야 하는 나의 몫이 있습니다. 히스기야왕은 앗수르의 침략을 받아 물관리, 성벽관리, 군대관리 등 필요한 조치들을 수행했습니다. 기도원에 가서 상황을 피하고만 있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위기 극복에 대한 굳건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확신은 결코 막연한 기대나 행동하지 않는 망설임에서 절대 오지 않습니다. 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 경영연속성 계획)에서는 위기가 발생하여 (이것을 event라고 함) 평상 시의 성과가 발휘되지 못하는 비상상황이 되면 대처하는 방식을 미리 계획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준비된 계획이 있으면 위기 극복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여 하나님에 대한 강한 믿음이 필요할 때, 사람들은 정작 믿음을 버리는 오류를 범합니다. 그 이유는 믿음은 이성(理性)인데 감정이 발동하여 우리에게 두려움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두려움이 위기에 기름을 더 붓도록 허용하지 말고 냉정한 믿음을 가지고 도움이 안되는 감정을 떨쳐 버려야 합니다. 루이스는 믿음이란 바람이 팽팽하게 들어찬 물위의 튜브와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튜브를 가지고 있으면 절대 물 속으로 가라앉지 않습니다. 평소에 이런 튜브를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오늘 묵상을 정리합니다. 우리는 잘 살면서도 수 많은 앗수르 군대의 침공 (위기)을 받습니다. 나에게 찾아온 앗수르의 침공을 물리칠 수 있는 담대함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평소의 준비 (믿음 또는 비상계획)가 잘 되어 있어야 하며, 두려움을 다스려야 합니다. 또한 진실한 태도로 위기를 당당히 대면하여 정확히 상황을 분석하는 일입니다. 위기에 빛나는 믿음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