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방문
본격적으로 다시 전원생활을 한지가 어느덧 2달이 넘었습니다. 한겨울이라 텃밭을 가꾸는 작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밭에 남아 있던 배추 포기들은 이번 눈 속에 아주 파묻혀 버렸습니다. 북한강변 산책과 뒷산 등산도 한 동안 피하고 있습니다. 양평지역의 강추위는 알아 줘야 합니다.
겨울의 전원 나름 정취가 있습니다. 연말연시에는 서울에 사는 형제들이 모두 모여 이틀을 함께 지냈습니다. 가마솥에 돼지고기도 삶고 전통식으로 순대도 만들어 끓였습니다. 서울 아파트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놀이입니다.
가끔 정원에 꿩이 내려 옵니다. 아래 시진에 장끼가 우리집 정원에 내려 온 것을 겨우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 녀석이 아주 예민해서 도저히 가가이 갈 수가 없었고, 제 카메라가 아직 똑딱이라 더 이상 줌으로 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새 카메라를 사고 싶은데, 지금은 도저히 시간이 없습니다. 오른쪽 하단에 자세히 보시면 천연덕스럽게 남의 정원을 거니는 장끼의 화려한 자태를 보실 수 있습니다.
눈이 쌓여서 마을에는 고라니가 자주 내려 옵니다. 이 녀석들이 여기 저기 차에 치였다는 말을 듣습니다. 눈 덮인 산에 먹을 것이 떨어져 마을로 내려 왔다가 지나는 차에 사고를 당합니다.
서울에서는 눈이 아주 귀찮은 존재이지만, 전원에서의 눈 덮인 정경은 즐길만 합니다. 주도로의 재설상황은 전원이 서울보다 오히려 낳습니다.
그러나 봄이 기다려 집니다. 이장님께 봄에 쓸 거름을 40포대 신청했습니다. 봄이 되면 금년에는 제대로 농사를 지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