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전원생활

병아리 키우기와 리스크관리

리스크맨 2011. 5. 14. 19:14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어딜 보나 푸르른 생기가 돕니다. 지난 겨울이 춥고 습해서 봄의 아름다움이 더 귀합니다. 텃밭에는 고추, 토마토, 상추, 오이 모종을 심었습니다. 냉해를 입는 고추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동물들도 봄이면 새로운 생명을 키워냅니다. 우리 집 꽃닭이 알을 품더니 드디어 어제 4마리의 병아리를 까는데 성공했습니다. 여덟개의 알을 품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덩치가 작은 꽃닭으로서는 버거웠던 모양입니다. 50% 부화 성공률입니다.

 

꽃닭 숫놈이 작년에 병으로 죽는 바람에 유정란을 낳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우리나라 보통닭 (토종은 아님) 알을 품게 했습니다. 말하자면 제가 낳은 알이 아니였지요.

 

네마리가 부화되어 하루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종이박스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머리가 끼였던 한 마리가 비실비실하더니 오늘 아침에 죽어 있었습니다. 이제 3마리가 남았습니다. 어린 생명이다 보니 작은 사고에도 큰 일이 발생합니다. 꼭 신생아와 비슷합니다. 연약할 수록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조금 방심한 사이에 사고(event)가 발생 했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더 실감이 납니다. 어미 닭은 갑자기 카메라가 가까이 가니 놀라서 안절부절합니다. 병아리들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그저 천진난만합니다.

 

 

5일장에 가면 오육천원에 살 수 있는 병아리입니다. 그러나 몇 주 동안의 암탉이 품어서 낳은 산고를 생각하면 참 귀한 생명입니다. 어제 오늘 궁금해서 자주 닭장에 들여다 봅니다. 병아리가 귀엽기도 하지만, 혹시 무슨 사고라도 발생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작년 이맘때 8마리를 부화했는데, 한 마리도 살리지 못한 쓰라린 실패 경험 (손실데이터)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쥐나 고양이들이 병아리를 해치지 못하도록 보안 장치를 단단히 했습니다. 어미닭이 외부 침입에 대항하지만, 여러 마리의 병아리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3마리의 병아리를 온갖 리스크를 극복하고 잘 키워낼 지 걱정과 근심이 앞섭니다. 병아리를 어미닭이 되도록 키운다는 목표를 생각합니다. 이 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온갖 리스크요인을 잘 통제해야 합니다. 리스크관리와 다르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