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시스템
태양에너지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깨끗하고 무한하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평균 발생하는 태양에너지는 3079kcal/m 2 이다. 만약 이것을 오일 에너지(toe)로 환산하면 111억 톤이다. 우리나라 땅 면적 중 하천과 산을 제외한 태양에너지 가용 토지는 31.5%. 이 면적에서 얻을 수 있는 태양에너지는 35억 톤에 이른다. 이쯤 되니 태양광 발전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주자라 할 만하다.
꺼지지 않는 전기 ‘태양’
절대 꺼지지 않는 태양을 원천으로 하는 태양광 발전기는 일반적으로 크게 태양전지와 전력전환장치, 인버터, 태양전지 모듈, 축전지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전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전기는 전력전환장치로 전달되고 인버터로 교류 전기로 변환된 후 우리 생활에 사용된다. 또한, 잉여전력은 축전지에 저장되었다가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크게 계통연계형과 독립형으로 구분된다. 계통연계형(Grid Connected System)은 태양광으로 발전된 직류 전기 에너지를 인버터에 공급하여 사용 전력으로 변환시켜 안정된 전원을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계통과 연계가 가능하여 야간이나 태양광 발전 전력이 부족할 경우 계통 전압을 유입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정 및 일반 건물 전원용, 태양광 발전소용 등으로 사용된다.
이에 대해 독립형(Stand Alone System)은 야간이나 태양광이 적을 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축전 설비를 갖추고 있어,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기간 동안 축전지에 전력용 전력을 저장하였다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태양광이 적은 날이 장기화되거나 시스템 고장 등의 문제시 보조용으로 디젤 발전기 및 풍력 발전기를 갖춘 복합 발전(Hybrid) 시스템으로 활용 가능하여 산간 지역 및 도서 지역 발전소용, 해양기지 전원용, 등대 전원용, 원거리 통신 기지 전원용 등에 사용된다.
흐린 날도, 실내에서도 태양광 이용 가능
최근 태양광 발전기의 기술 개발 흐름은 태양광 패널의 집광효율을 높이고 반사광의 광도를 높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해 국립수산과학원은 기존 평면 집광판과 달리 투명한 원구 안에 태양광 전지 셀을 넣어 평면보다 3배 이상의 표면적을 실현해 집광효과를 높인 제품을 개발해 특허를 신청했다. 특히 이 제품은 투명한 소재로 만든 반구형의 상하부 케이스 안에 태양전지를 넣어 조립한 것으로 수면에도 띄울 수 있고 휴대도 가능해 태양광 발전기술의 일대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산과학원 이재성 박사는 “원구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공유수면에 설치할 경우 기존 태양광발전소에 비해 토지 비용이 들지 않는 등 3배 이상의 경비절감 효과를 볼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대체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햇볕이 안 들어오는 실내에 자연채광을 끌어들이는 특수 광케이블도 국산화됐다. 대한전선의 광섬유 전문계열사인 옵토매직(대표 강희전)은 실내에서 태양광을 비추는 자연채광용 광케이블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건물 외부에 설치한 집광기에서 끌어들인 태양광을 수십미터 떨어진 건물 실내나 지하로 전달해서 특수렌즈로 산란시켜서 밝게 비춘다. 두께 1.8mm이며 순수 실리카 재질로 제작돼 1m 당 에너지 감소율이 0.08%에 불과하다. 빛 투과율이 워낙 뛰어나 집광기로 모은 태양광을 약 70m 거리에 전송해도 충분한 밝기를 확보할 수 있다. 햇볕이 좋은 날 광케이블 3가닥이면 최대 100와트급 백열전구와 맞먹는 조명을 만들 수 있다.
태양광의 반사를 방지하는 반사판도 개발됐다. 대체에너지 제품 생산 전문 기업인 쏠라사이언스는 기존 태양광 패널과 달리 빛 반사가 거의 없는 검은색 TPE 복합막을 밀봉재료로 하는 태양광 반사판 ‘BLACK CELL’ 을 개발했다. ‘BLACK CELL’ 은 다결정 실리콘 태양광전지의 광변환 효율이 우수하며, TPE 복합막을 태양광 판 내 반사판에 밀봉함으로써 태양빛 반사로 인한 광공해를 유효하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기존 태양광 패널이 반사로 인해 고층건물 및 아파트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함으로써 전원주택 및 단독주택의 위주의 기존 시장을 전체 도시건축으로 넓힐 수 있게 됐다. 현재 시제품 개발이 완료되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상태다.
태양 따라 도는 트래킹 장치 개발 활기
또 한편에서는 고정식 태양광 발전장치보다 발전 효율이 우수한 추적식 태양광 발전장치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추적식 태양광 발전장치는 고정식에 비해 단위면적당 일사량을 최대로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조시간을 최대로 하여 태양전지의 발전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정밀하면서도 저렴한 태양위치 추적장치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고, 성능 대비 투자비용을 낮춰 태양광 발전설비의 보급을 촉진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서 파루와 유일엔시스가 앞서나가고 잇다. 파루는 올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태양광 박람회 인터솔라(Intersolar 2010)에 참가해 추적 방식의 태양광 트래커를 선보였다. 태양광 분야에서 발전설비의 핵심 기능인 태양광 트래커(양축, 단축)를 주력으로 생산해 보급하고 있는 파루는 광센서 추적 방식을 채택해 어떠한 기상 상태나 위치에서도 태양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최적의 일사각과 최대 발전 효율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계절별 태양고도에 따라 각도 조절이 가능한 고정 가변형과 경사 고정식 등 다양한 태양광 발전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루 관계자는 ‘태풍에 강한 한국형 트래커’ 란 표현에 걸맞게 뛰어난 안전성과 풍압에 강한 구조로 단축 및 양축 트래커와 고정식과 가변형 설비를 생산, 시공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소의 건립에 있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완공 시점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유일엔시스도 독일 태양광 전문 시공업체인 선테크닉스와 함께 태양광발전 추적기 공동 개발에 성공, 지난 4월 전북 정읍에 완공한 2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와 함께 770kW 규모 순창 태양광발전소에도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태양광 추적장치를 중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는 업체도 있다. 지앤알은 자사의 태양광 추적장치를 중국 영하자치구 내에 위치한 영하발전집단 태양광 발전소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추적장치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양광의 직사광선이 항상 태양전지판에 최대로 입사할 수 있도록 태양의 위치를 추적하는 장치로 지앤알이 3건의 특허를 보유한 태양광발전시스템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지앤알은 현재 시공중인 광주첨단광산업단지 내 태양전지 모듈공장 신규시설투자에 대해 설계변경 및 태양정지모듈 제조를 위한 기계설비 도입이 지연되어 투자기간을 8월말까지 연장했다.
감속기 전문 업체인 삼양감속기의 양축식 태양광 트래커도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40년 넘는 감속기 기술을 모터 구동부에 적용해 여름에 태풍이 불고 비가 많이 오는 한국 기후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인 제품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듈 그림자가 다른 모듈을 가려 발전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이다. 연중 태양이 모듈을 비추는 각도를 사전에 입력, 그림자가 가리는 넓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듈이 세밀하게 조정된다.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는 BIPV 한편에서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 개발도 활기를 띄고 있다. BIPV 시스템은 태양에너지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 외에도 건물 일체형 모듈을 건축물 외장재로 설치해 디자인 요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설치공간에 제약이 많아 미래 태양광 발전 트렌드는 BIPV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지난 2008년에는 삼성SDI와 KAIST가 세계 최초로 태양광 발전하는 유리창을 개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유리창이 태양광 발전을 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지경부가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한 ‘솔-젤 원천 소재ㆍ공정기술 개발’ 사업의 결과다. KAIST 배병수 교수팀과 삼성SDI 중앙연구소 이지원 박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솔-젤 소재는 세라믹 또는 유리를 화학물질 반응을 통해 낮은 온도에서 만든 것이다. 투명 태양전지 유리창은 유리 또는 필름에 솔-젤 소재를 얇게 인쇄함으로써, 솔-젤 소재가 햇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형태로 개발됐다.
지난해에는 전북대신재생센터에서 고층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양면 유리기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개발했다. 센터가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 비봉이앤지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복층 강화유리를 활용해 태양전지를 봉합하는 기술을 적용했으며 고층 건물 창호에 적합한 투명성도 확보했다. 또 태양전지모듈 사이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하는 한편 건물용 태양광 발전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디자인 친근성을 높였다. 태양전지 배열에 따른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기존 창호와 유사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센터 측의 설명이다.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해 건물 내부에 사용하는 전기소비량을 절감시켜주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태양광 추적장치에서 실적을 높이고 있는 유일엔시스도 최근 공장 및 건물 등의 지붕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장비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건물일체형(BIPV) 태양광관련 장비 ‘클램프(Clamp)’ 로 특허를 등록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공짜 에너지나 다름없는 태양에너지의 이용을 위해 태양광 발전설비용량을 2012년까지 1300MW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가 들어서면서 이른바 태양광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태양광 발전 관련회사들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손에서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실현되는 사례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미리넷솔라다.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평균 광변환 효율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2012년까지 장기 공급계약으로 확보한 수주 물량만 해도 1조 원에 달할 정도. 향후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발전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