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듀오 '우리동네 음악회' 관람후기
제가 사는 서종면의 자랑거리인 우리동네 음악회 118회 관람후기입니다. 제가 편집인으로 있는 서종사랑 25호에 게제되는 내용입니다.
118회 우리동네 음악회 관람기: 이리나 실리바노바 & 막심 푸리진스키 피아노 듀오 공연
음악 전공자가 아닌 저로서는 가끔 음악회에 가서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특히 피아노 연주회는 가끔 그렇습니다. 실리바노바와 푸리진스키 두 분의 듀오 연주회 동안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흥미진진했습니다. 우리동네 음악회의 안방스러운 분위기도 분명 한 몫 했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 사람의 황홀한 연주가 압권이였습니다. 이 날 강당을 가득 채운 모든 서종음악회 애호가들이 아름다운 선율의 선물을 듬뿍 받은 행복한 저녁이였습니다.
장영호 EM대표께서 간단하게 연주자와 연주될 곡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두 사람은1998년 피아노 듀오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듀오의 입상경력은 아주 화려합니다. 특히 제14회 체코 예제니크에서 열린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국제 슈베르트 피아노 콩쿨’의 우승자입니다. 2005년 체코에서 열린 슈베르트 콩쿨에서는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최고의 연주자를 위한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실리바노바씨는 남편이 요리사이며, 푸리진스키씨는 부인이 유명한 지휘자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 두 사람이 혹시 부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므로 특별히 이런 소개도 곁들여 주었습니다. 이 듀오에 대한 정보와 음악은 http://www.classic2piano.com/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유튜브에는 이 듀오의 수 많은 연주 동영상이 오려져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 날 연주는 두 형식 구분이 되었습니다. 즉, 푸리진스키씨가 second piano를, 실리바노바씨가 first piano를 듀오로 연주한 부분이 하나 입니다. 첫곡 왈츠, 둘째곡 칼의 춤, 세번째곡 죽음의 무도, 네번째곡 박쥐서곡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곡 플로베츠이 춤이 이 형식으로 연주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한 건반 위에서 연주한 연탄곡으로는 다섯번째 슬라브 춤곡과 6번째인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1/4/5/6번이 연주되었습니다.
연주는 휴식시간 없이 7곡과 3곡의 앙콜곡이 연이어졌습니다. 90분에 가까운 연주시간에 지루할 법도 한데, 모든 청중들이 끝까지 숨을 죽이는 몰입했습니다. 연주회의 스타트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중 ‘왈츠’였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곡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리고 호두까기 인형입니다. 두번째 곡은 아르메니아 작곡가 카차튜리안 (Khachaturian)의 발레음악 가야네 중 ‘칼의 춤’이였습니다. 이 작곡가의 유명한 발레음악 스파르타쿠스의 아다지오는 앵콜곡으로 이날 연주되었습니다.
세번째 곡은 프랑스 작곡가 생상의 교향시 죽음의 무도 Op.40이였습니다. 이 곡은 김연아 피겨 연기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들었던 곡입니다. 할로인 데이에 영령들의 춤을 묘사하는 곡입니다. 네번째 곡은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중 서곡이였습니다.
다섯번째 곡은 드로르작의 슬라브 춤곡 2집 Op. 72번입니다. 여명의 눈동자라는 연속극 주제곡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선율입니다. 이 곡과 다음곡인 브람스의 집시음악은 연탄곡입니다. 푸리진스키씨가 실리바노바씨의 건반으로 자리를 옮겨왔습니다. 연탄곡의 두번째, 전체적으로는 여섯번째 곡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중 4곡이였습니다. 연주회 시작 전 장영호 EM대표가 헝가리 무곡은 연이어 연주된다고 했으며, 4곡이 모두 연주될 때까지 중간 박수를 치지 않은 것이 정식이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연주에 몰입된 청중들이 그만 첫곡이 끝나고 나서 박수를 쳤습니다. 이에 당연히 두 사람은 연주를 계속하지 않고 일어서서 답례를 했어야 했습니다.
이 날 레파토리의 마지막 곡은 알렉산드르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리 중 ‘포로베츠의 춤’이였습니다. 첫번째 앵콜곡은 아리랑이였습니다. 아리랑의 아름답고 애잔한 선율이 울리자 저도 콧등이 찡해지는 감동에 빠졌습니다. 연이어 쇼스타코비치의 타란델라가 연주 되었습니다. 마지막은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듯 조금 긴 곡을 택했습니다. 카차투리안 작곡가의 발레곡 스파르타쿠스의 아다지오였습니다. 정말 멋진 음악의 향연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 날 저녁의 감동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저는 CD 두 장의 사서 두 사람의 싸인을 받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 김중구, 자치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