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리스크관리 강연
이틀 동안 한 중견 제조업체의 기업리스크관리 강연을 했습니다. 매출이 수 조원에 이르고 직원도 꽤나 많은 전형적인 우리나라 중견기업입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 등을 자세히 분석해 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Global Value Chain에 속합니다. 즉, 주도 기업이 있고 1, 2, 3차 부품 공급사들로 이루어 지는 가치사슬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생산능력의 초과로 심한 경쟁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연간 소득이 1만불 이상인 인구가 약 10억명이며, 등록자동차 댓수도 10억대 입니다. 이들의 연간 대체수요가 약 1억대 정도됩니다. 수요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으므로 자동차 제조회사들의 M&A와 경쟁을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1차 부품공급사들도 더욱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경쟁사 보다 빠른 혁신 즉 .upgrading을 이루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소위 '하부로의 대이동' 전략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즉, 세계적으로 소득이 1만불 이하 ~ 4천불 이상인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이들은 고가 자동차를 구입할 여력이 없으므로 인도의 타타 처럼 300만원 정도하는 아주 저가 자동차라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층에 속하는 세계인구가 무려 28억명입니다. 이 들 중 10%만 저가 자동차를 구매한다고 하면, 새로이 2~3억 대의 신규 자동차 수요가 생겨나는 셈입니다. 부품 회사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저가 부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겠지요.
중견 제조회사가 기업리스크관리에 눈을 떴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 회사는 다른 역량을 몰라도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신념을 높이 살 만합니다. 이 회사의 과장급 이상 (보수적인 제조업체라 과장이면 중견간부입니다) 간부들이 모두 강연에 참여했고, 열심히 경청했습니다. 제가 강의안도 미리 보내주고, 또 7편의 기업리스크관리 에세이를 보내 주었습니다. 이런 준비과정을 통해 2시간의 다소 긴 시간이였지만, 진지한 강연이 이루어 졌습니다.
이제 막 현업 부서에 리스크인식과 강도, 빈도 예측을 시도하고 있는 초기 리스크 도입단계인 회사입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자체 RCSA(Risk contro self assessment:리스크통제 자체분석)이 이루어 지고 워크샾 등을 통해 기업리스크관리 기법이 전수된다면, 내부적으로 리스크관리 수준이 향상될 것입니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