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보는 10년후의 나(4) - 메타지식 2
미리가보는 10년후의 나 (4) - 메타지식 2
지난 에세이에 이어 나머지 메타지식인 숫자감각, 문제해결능력, 멀티태스킹에 대해 알아 봅니다.
3. 숫자감각
독일에서 송금 책임자로 일 할 때 겪은 일입니다. 조세회피지역으로 보내는 송금 건이였는데, 담당직원이 4만불을 7만불로 잘못 기재했습니다. SWIFT 전문을 승인하는 직무는 책임자인 저에게 있었으나 처리 건수가 많다보니 저도 이 오류를 걸러내질 못했습니다. 3만불을 회수하는데 엄청 고생했습니다. 증권회사 CRO로 있을 때는 법인고객팀의 입력오류로 인한 운영리스크 이슈가 늘 관건이였습니다.
숫자감각은 숫자를 대할 때 집중하여 오류를 줄이거나 찾아내는 능력, 돈의 크기에 대한 감각, 해당 업무의 숫자에 대한 이해, 그리고 숫자관련 tool 를 다루는 능력 등입니다. 금융관련 종사자들은 숫자감각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CFO출신이 CEO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선진금융기관에서는 CRO 출신이 고위 임원진에 20% 정도는 포진해 있습니다. 모두 숫자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공인회계사 법인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연수초기에 반드시 가로x세로가 100셀이 넘는 표를 더하는 연습을 시킵니다. 오류가 발생하고 그 오류를 찾아내는 연습도 포함됩니다. 미련한 방법인 것 같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숫자에 대한 본능이 길러집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380조원 인데, 이 숫자가 얼마나 큰 것인지 감이 있으신가요? 샐러리맨이 평생 버는 돈은 15억원~20억원 정도됩니다. 매월 5만원씩 납입하는 실손의료보험의 총 가치는 대략 6~7천만원 정도합니다. 여러분이 1985년생이라면 그 때 태어난 신생아의 숫자는 얼마가 될까요? 신한은행 본점 건물의 시가는 얼마나 됩니까?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계정계는 아주 뛰어난데 정보계는 선진은행에 비해 미흡합니다. 사실 은행의 가치창출은 온라인 보다는 정보계에서 창출됩니다. 고객별, 상품별, 조직별 공헌이익이 얼마나 되는 지, 디 마케팅을 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등 경영과 관련된 숫자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숫자감각에는 엑셀이나 @Risk 같은 고성능수채해석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도 포함됩니다.
4. 문제해결능력
고도로 전문화된 현대의 직장에서 수행하거나 해결해야 할 이슈는 단순하지 않고 매우 복잡합니다. 여러분이 신입직원 과정을 거쳐 점차 책임과 권한이 넓어지면 담당하게 되는 업무가 모두 그렇습니다. 고도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요구됩니다. 우리나라 금융이 개발도상국형 금융제도에서 출발하여 신흥공업국가형을 거쳐 선진국형 금융제도로 전환하는 중에 있습니다. 선진국형 금융제도의 특징은 증권화, 범세계화, 조직 통합화, 겸업주의 확대, 금융혁신의 확대 등입니다. 전처럼 예대마진이나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던 금융을 넘어섭니다. 향후 10년후에 이런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10년전의 여러분의 선배들이 다루었던 업무와, 지금 여러분들이 다루는 업무, 그리고 10년 후에 업무는 다릅니다. 특히 복잡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경쟁상황 아래에서 원가를 절감하고 매출과 수익을 늘리는 활동은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모순되고 딜레마에 빠진 상태의 현황을 타개하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내수시장에서만 활동했던 부문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기도 합니다. 낯선 시장에서의 경영활동은 모든 것이 두 배로 힘들고 위험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장은 레드 오션이 되었고 불루오션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문제해결 능력의 종류를 든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여러 단계의 비정형화 프로세스, 다양하고 불규칙적으로 연결된 업무에서 규칙을 찾아내고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업무능력
- 이 업무프로세스를 메뉴얼화하고 암묵지식을 형식지식화하는 능력
- 빅 데이터, 누적자료와 서로 연결된 자료에서 의미가 있는 추세를 감지하는 능력
- 자신이 담당한 업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진행과정을 요약하여 상위 의사 결정자에게 보고하는 능력
- 브레인 스토밍에 참여하여 존재하지 않던 해결방안을 창의적으로 찾아내는 능력
5. 멀티태스킹 능력
우리나라도 고임금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모든 조직이 한계자원인 예산, 인력, 시간을 임계치 가까이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개 구성원의 직무가 많아졌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합니다. 더구나 맡은 직무의 범위와 전문성이 상이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파이형 인재가 요구됩니다. 파이형 인재란 넓고 깊은 전문성을 가진 인재입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요? 이제 멀티태스킹 능력을 소유해야 합니다.
저는 CRO로 일하며 시장리스크, 신용리스크, 금리/유동성리스크, 운영리스크, 전략리스크, 종합리스크 등을 모두 관리해야 합니다. 각 팀장은 한 가지 리스크만 담당하면 됩니다. 일을 함께 해 보면 업무가 많다고 쩔쩔매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항상 널널하게 시간적 여유를 누리며 업무를 처리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멀티태스킹 능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멀티태스킹 능력은 어떻게 갖추어 집니까? 이 능력은 앞에서 언급한 수신/발신능력과 불가분의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파일링을 잘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서류가 책상 위에 쌓이면 생명력을 잃습니다. 서류를 잘 분류하고 세움 파일로 보관하여야 합니다. 인생의 절반은 무엇인가를 찾으며 시간을 다 보내게 됩니다. 두 번째는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서류로 보는 것보다는 녹음파일로 듣는 것이 몰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어 줍니다. 세 번째는 네트워크가 좋아야 합니다. 네트워크는 내가 어떤 이슈가 있을 때, 협의할 수 있는 상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