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웰 에이징

국민연금은 보험인가 연금인가?

리스크맨 2015. 2. 27. 13:06

1. 국민연금과 장수리스크

 

제가 대학 강의 '성공적인 노후설계' 학기말 시험에 반드시 출제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민연금이 보험인가 연금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답은 국민연금은 연금이라기 보다는 보험입니다. 온 국민이 가입하고 있는 4대 보험이 있지요.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그리고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입니다. 국민연금으로만 한정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국민연금이 왜 보험일까요?

 

리스크는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입니다. 리스크에 대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리스크감내/전가/통제/회피가 대표적인 4가지 대응방법입니다. ① 가벼운 리스크는 그냥 인수/감내하고 넘어갑니다. 물론 리스크감내 수준은 나의 리스크 선호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② 리스크전가입니다. 나의 리스크수준이 감내수준을 넘어서면 이를 제3자에게 전가,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리스크전가의 대표적인 수단은 금융상품과 보험입니다. 은행에 가서 6개월 후의 원달러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물환을 구입하는 것이 금융상품구입으로 리스크를 전가하는 예입니다. 보험이 개인리스크를 전가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③ 리스크통제와 ④ 리스크회피는 그냥 넘어갑니다.

 

사회보장체계로 국가가 지원하는 4대 보험체계가 위에서 언급한 건강/실업/산업재해 리스크를 전가하는 수단입니다. 국민연금은 어떤 리스크를 전가하는 수단일까요? 바로 장수리스크입니다. 장수리스크란 내가 준비한 노후자금을 다 쓰고도 살이있을 리스크입니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리스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여명이 매년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50대의 기대여명은 지난 8년동안 약 4년이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이 증가추세는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장수리스크관점의 조기노령연금의 최적화

 

2013년말 기준 국민연금 조기노령연금수령자가 40만명이며(전체 연금수령자 280만명의 1.6%), 유족연금 수령자가 52만명 정도됩니다. 조기노령연금이란 완전노령연금 수령시기 이전에 소득이 없는 사람이 신청하여 연금수령시기를 앞당겨 받는 연금입니다. 물론 완전노령연금에 비해 적은 연금을 평생받게 됩니다.

 

국민연금이 장수리스크를 대비한 보험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기연금의 수령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당장 돈이 필요해서 조기연금을 받아야 한다면 재고할 여지가 없지요. 그러나 55세 - 61세 (1955년생 기준)의 나이라면 퇴직을 하더라도 가교일자리를 얻거나 다른 수입 기회가 있습니다. 저의 지인가운데도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장수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으로서 국민연금을 생각한다면, 조기노령연금은 피해야 한다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론의 여지는 다양합니다. 우선 국민연금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들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없지 않지만 국민연금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 전부가 안정성을 지켜야 합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기대여명에 대한 판단입니다. 최근통계(2012년 기준)에 의하면, 지금 50세인 남자의 기대여명은 30.1년입니다. 그런데 2002년에는 이 기대여명은 26.5년으로 10년 사이에 무려 3.6년 증가했습니다. 한 개인의 기대여명은 스스로 가장 잘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장수리스크관리는 기대여명의 불확실성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3. 은퇴기 이후의 비용

 

은퇴 후의 삶은 활동기, 은둔기, 피간호기로 구분됩니다. 활동기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에 필요한 비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비용은 선택적입니다. 즉, 여유에 따라 스스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9988234 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의료비 통계에 의하면 사망 전 몇년 동안 가장 많은 의료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특별한 병이 없더라도 피간호기에 장기요양기관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