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맨 2016. 8. 3. 13:13

최근 사드배치로 인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08년 기업리스크관리 책을 집필하면서, 기업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차이나 리스크를 정리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중국의 변화를 지켜 보면서, 과연 저의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예측이 우려로 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컬럼을 집필하는 친구가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

저의 견해를 물었습니다. 이 기회에 다시 한번 정리합니다.


<책 '위험관리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 (313-319 page)'에 썼던 내용>


3. 차이나 리스크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세계의 리스크가 되었다)


10년 전부터 세계적인 석학들은 중국과 인도가 머지 않은 미래에 세계의 공장이 되어 전세계 인구가 필요로 하는 재화를 생산해 낼 것으로 예측했으며 그 예측은 적중하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 경제규모, 경제성장속도 등의 관점에서 세계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능가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기업에 어떤 존재인가. 과연 중국의 경제성장은 어느 수준까지 지금의 현기증 나는 속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 경제부문의 잠재력은 어느 정도인가. 이제 중국은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2007 2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수 국가의 주식시장은 중국발 증시 조정과 엔 캐리 투자조정의 여파로 호된 차이나 리스크를 경험한 바 있다. 한 증권사의 조사에 의하면 KOSPI200 지수와 해외 증시의 상관계수는 중국 상하이 증시 (94.82)와 가장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증시 (80.92) 보다 더 높다. 중국 경제동향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의 불안이 커진 것을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 할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냉각을 초래할 수 있는 두 가지 변수로는 투자과잉에 의한 자본의 한계수익률 하락과 인플레이션를 꼽고 있다. 그런데 중국 거시경제 전체의 효율성 향상이 앞의 두 가지 변수를 충분히 제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효율성 향상은 개방의 확대, 규제완화, 국영기업의 구조조정과 비중축소 그리고 농촌인구의 도시편입 등에 의해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한가. 중국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이다. 역사적으로 유래가 없는 실험에서 과연 중국이 성공할 것인지 대단히 큰 차이나 리스크이다.



(민주화와 개발독재의 딜레마)


중국의 미래는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다.


중국, 인도, 미국, 옛 소련과 같은 규모의 국가사회가 성숙한 글로벌 기준의 삶을 다수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현재까지는 갖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사회운영이념이 효율성이 가장 높다. 하드웨어적인 국가성장은 일사불란한 독재체제 내에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성숙한 선진사회와 경쟁을 해야 하는 국가수준에 이르면 문제가 달라진다.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이 인구 10%에 달하는 3000만 명이나 되는 사회구성원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 수준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의 삶의 질은 61개국 중 19위로서 유럽의 강소국에 훨씬 뒤진다. 지난 2007 4월에 예술의 전당 소극장에서 레즈 시스터즈라는 연극이 공연되었다. 이 연극은 미국 내 소수민족 여인들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가장 자유스러운 나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이야기이다. 소수민족 이슈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골치 아프다.


 

소련의 경우 공산독재 체제 하에서 소수민족 문제를 강압적으로 억눌렀다. 그러나 사회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민주화와 소수민족 문제는 서로 상충되는 사안이다. 성과관리를 연구해 온 필자가 아는 한, 1920년대 소련에서는 계획경제체제 아래서 구성원의 성과를 최대화 하려는 높은 연구성과가 있었다. 경제, 경영, 심리, 사회학적으로 종합적인 연구를 통하여 1950년대 냉전구조 이후 미국과 세계의 패권을 놓고 용호상박의 대결을 벌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소련의 국가 계획체계는 미국의 자유민주주 체계와 경쟁에서 효율성을 따라 갈 수가 없었다.


구소련도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중국이 성숙한 선진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앞으로 넘어야 할 큰 산이 두 개 있다. 하나는 59개에 달하는 중국 내 소수 민족 문제이다. 이 보다 더 높은 산은 모든 중국인들을 포함하는 사회 효율성을 어떤 정치 형태로 달성하느냐의 문제이다. 지금까지 세계역사 상 공산주의 독재로서 중국 만한 국가규모에서 이러한 효율성을 달성한 나라는 없었다. 중국이 과연 사회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민주화와 내부의 갈등 즉, 소수민족 독립요구, 빈부격차, 소트웨어적인 사회체계 등과 같은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국이 민주화를 미루면 소련처럼 망한다?)


 

2007 1/4분기 기준 중국의 1인 당 GDP 2000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보고있다. 중국정부는 2020년은 국민소득이 3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에서 펴낸 2020 중국리스크라는 책은 2015년과 2020년 사이에 소득 분배, 도시 일자리 문제, 농촌 소득의 상대적 저하 등의 문제가 곪아 터지면서 위기가 절정에 달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 동안 백묘흑묘 논리에 묻혀 있던 정치적 민주화 논란이 일고있다. 정부측 학자들도 민주화를 이루지 않고서는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음을 깨다고 있다. 중국의 현 지도부에 대해 공산독재를 포기하고 정책결정과 집행, 감독의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코노미트지가 2007년판 세계전망에서 발표한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지수에서 2.97 (10점 만점)을 받아 조사대상 167개국 중 138위이다. 민주주의 최하위 수준인 권위주의 정권 55개국에 속한다.


 

중국이 정치적인 민주화를 이루고 연착륙한다면 세계의 공장으로 머무르지 않고 세계의 글로벌 소비시장으로서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소비규모는 이미 세계 5위 수준이며 2015년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미빛 전망에 유혹되지 말고 향후 10년 중국의 경착륙에 대해서 대비해야 한다. 차이나 리스크는 개별 기업에 따라 투자리스크가 될 수도 있고 영업리스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과 경쟁 상태에 있는 기업으로서는 중국의 문제가 반대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국 리스크에 대한 교과서 한 권쯤은 읽어 두고 중국발 리스크가 현실화 되더라도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우리 회사와 관련된 차이나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