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유럽여행

바르셀로나 날치기

리스크맨 2017. 9. 19. 18:37


바르셀로나 메트로역의 날치기 아줌마

 

바르셀로나 여행 마지막 날 보케니아 시장을 구경했다. 풍성한 먹거리로 가득찬 시장은 아주 흥미로웠다. 짐을 맡겨둔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우리 일행 4명은 지하의 메트로역으로 내려왔다. Liceu역은 카탈루나 광장 다음 역으로 아주 규모가 작다. 개찰구에서 보케니아 시장의 흥이 짜증으로 바뀌는 사고가 발생했다.

 

매트로 10장 짜리 카드는 10유로인데, 한꺼번에 4명이 탈 수도 있다. 개찰구에 한번 넣으며 1명씩 입장할 수 있다. 내가 먼저 개찰을 하는데 다소 서툰 모습을 보이자 한 중년여인이 도와주는 척하고 접근했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때 개찰을 하고 들어왔고, 일행의 4번째가 카드를 집어 넣자 에러 시그날이 울렸다. 앞서 들어갔던 일행이 되돌아 가서 무슨 일인지 궁금해 했다. 4번째 일행은 다른 문이 열린 틈을 타서 승강구에 들어왔다. 우리 일행은 도대체 왜 그랬지 하고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일행이 개찰 후 가지고 있던 표를 살펴보고서야 우리가 잡범에게 날치기를 당한 것을 알아챘다. 그 표는 우리가 구입한 10개 짜리 표가 아니라 이미 시효가 몇 일 지난 1개 짜리 메트로 표였다. 즉, 날치기 아줌마가 4번째 일행이 개찰하기 전에 메트로 표를 손아귀에서 교체하고 시효가 지난 표를 개표구에 투입한 것이였다. 그래서 에러 시그널이 울린 것이다. 게다가 이 잡범은 4번째 우리 일행에게 표를 다시 사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만약 그 일행이 표를 사기 위해 지갑을 꺼냈다면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내가 이 잡범 아줌마에게 되돌아가서 우리 표를 찾으려 하자 아내가 말렸다. 공범이 있을 지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으니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3개의 유효표'가 남아 있는 '10개짜리 표'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이 잡범과의 조우는 끝났다. 날치기 여인은 우리가 떠난 후에도 태연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표를 은밀히 교체하는 행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여행 전 바르셀로나의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고 조심한 결과, 소매치기 피해를 입지는 않았는데,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신종사기(?)에 걸려들고 말았다. 비숫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럽 여행자들은 조심해야겠다. 나아가 바르셀로나 시정부는 이런 신종사기로 인해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남아 있는 표의 가치를 돈으로 따지자면 3유로에 해당한다. 이 여인으 3유로짜리 표를 사기치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잡범행위를 한다. 삶이 녹록치 않기 때일 것이다. 잡범 행위가 더 심한 소매치기범죄로 이어지지 않아야 하겠다.




 보케니아 시장의 활기 찬 모습


 먹거리도 풍성하여, 즉석 요리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날치기를 경험한 Liceu 지하철 역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