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명함에는 전원생활경력 16년이라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독일에서 3년 + 한국에서 13년째= 16년입니다. 원래 강원도 태백산에서 자랐으니 어린 시절의 농촌생활을 합하면 그 보다 훨씬 긴 기간이지만, 그건 제외 했습니다.
전원생활은 도시 콘크리트에 휩싸여 살아가는 모든 도시민들의 소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선뜻 전원행을 택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사연이 있습니다. 앞으로 차차 성공적인 전원생활을 위한 저 만의 노 하루와 경험을 이 게시판을 통하여 풀어 놓기로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서종면 문호리의 저희 집 모습입니다. 1999년 겁도 없이 스스로 이 집을 지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었는지. 무지하면 무모하지요. 어쨌던 흙벽돌 5000장을 찍어서 말리고 산에서 나무를 구해서 대들보와 섣가레를 올리고 30평의 소박한 집을 지었더랬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집의 겉모습은 아래 사진처럼 바뀌었습니다.
어느 토요일 마을 이장님의 화물차를 빌려서 농협에서 거름을 사다 나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 때 무슨 배짱이였는지 안방을 꼭 구둘을 놓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전원맛이 제대로 났다고 생각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이였습니다.
덕분에 아내는 저녁 마다 군불을 지피느라고 몇 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주말이면 장작 마련하느라고 안 그래도 바쁜 전원생활에 더 시간에 쪼달리곤 했습니다. 아쉬웠지만 지금은 구둘방을 뜯고 다시 엑셀 파이프로 바닥 난방을 바꾸었습니다. 앞으로 흙집을 짓고 싶으신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방식을 권합니다. 본체에는 절대 아궁이를 두지 마십시요. 늘 군불 떼는 것도 힘들지만, 집 전체가 끄을음으로 뒤덥이게 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유해물질 투성이인 가구, 옷 등이 집안 놓여 있어서 황토방 같은 효과는 기대 하기 힘듭니다.
그 대신 제가 제안하는 방식은 별채를 하나 3-4평 크기로 완전하게 흙집, 구둘방으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 방에는 어떤 가구도, 천연재료가 아닌 옷도, 장판도 들여 놓지 말고, 오직 흙과 나무로만 간소하게 꾸미십시요. 그리고 이 곳에서 천연재료로 만든 옷을 입고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보내 십시요. 보약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지난 겨울에 찍은 우리집 사진입니다. 흙벽돌로 보온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외장을 추가로 덧 붙였습니다. 흙집의 아름다운 색을 잃어버리게 되어 많이 아쉬웠습니다. 흙집 외벽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흙집을 지을 때는 벽을 두껍게 쌓아서 충분히 방온, 방습이 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이 집터는 약 500평 정도가 됩니다. 앞 뜰에는 잔디를 심었고, 뒷 뜰에는 텃밭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 땅을 선정할 때는 주변에 집이 한 채도 없었는데, 지금은 아주 번화한 마을이 되어 버렸습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어차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인 것을.
'세상살이 > 전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원생활과 신앙공동체 (0) | 2008.04.29 |
---|---|
전원생활과 이웃관계 (0) | 2008.04.29 |
전원주택 터잡기 (1) - 산, 강, 철도 (0) | 2008.04.27 |
"흙은 저비용 친환경의 건축 재료" (0) | 2008.04.22 |
황량한 농촌에 희망을 심는다 (0) | 2008.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