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발생한 쓰촨성의 지진과 버마의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삶의 안정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에서 받게 되는 정서적인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 경우 삶의 부정적인 체험이 지금까지의 모든 긍정적인 체험을 훨씬 능가해 버립니다.
삶의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을 모아 보면 흥미롭습니다. 일종의 삶의 대차대조표라고 할 수 있는 이 표는 ‘행복’의 척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별 경험을 금정적인 크기, 부정적인 크기로 수치화 해서 좌변과 우변에 정리합니다. 우변의 부정적인 경험의 크기가 크다면 ‘정서적인 파산’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행복할 수가 물론 없겠지요.
이 표는 일일단위로 시작해서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활동을 정리해 보면 저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는 시간
-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 직장에서 회의시간
- 직장에서 서류점검시간
- CRO메모 쓰는 시간
- 출근과 퇴근
- 이메일 읽기와 답장쓰기
- 책읽기
- 인터넷 검색과 블로그 관리
- 텃밭 가꾸기
- 서래풀공원산책
- TV시청
- 지인 만나기
- 기타
이 시간이 나에게 주는 의미, 즐거움, 1주당 시간 등을 적어봅니다. 긍정적인 체험과 부정적인 체험의 관점에서 수치화 해봅니다. 그리고, 각 활동을 긍정적인 체험의 크기를 늘리거나 부정적인 체험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개선 방안 (To-Be)을 적어 봅니다.
텃밭 가꾸기가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하지만, 지금쯤 한창 잡초가 극성을 부리는 때에는 서서히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신선한 채소를 먹는 즐거움과 흙을 만지며 자연과 교감하는 긍정적인 체험이 무척 커서 시작한 일이지만, 가뭄에 물을 줘야 하고 잡초를 뽑고 김을 매 줘야 하고 이 일로 아내와 다투기라도 하면 부정적인 체험이 커져갑니다. 그래서 멀칭을 하거나 잡초를 들꽃으로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는 등 개선방안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집 정원은 엉성해 지지만, 남에게 보이기 보다는 자신의 긍정적인 체험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이처럼 궁극적인 가치를 지닌 행복의 관점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진과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숭례문 소실과 태안반도 원유유출사건과 같은 event가 발생하지 말거나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위기관리방안을 통해 부정적인 체험을 최소화 하는 것이 리스크관리입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이 통제 가능한 상황에 머물러 정서적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주변의 작은 활동 하나에서부터 이런 시도는 가능합니다. 행복은 긍정적인 체험의 크기를 의도적으로 늘려 가는 노력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삶의 질이 가장 높다는 노르웨이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정서적 파산에 이르도록 부정적인 체험의 크기를 ‘관리’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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