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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대리인 이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12년 전 현재 직장에 입사했다. 회사원인 부인 심미희(34)씨와 초등학생인 딸(10)·아들(7)과 수원에서 살고 있다. 1억7000만원의 23평형 아파트를 갖고 있으며 부부의 연봉을 합친 수입은 7000만원 정도다.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한다. 평일에는 오후 9~10시나 돼야 집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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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안정된 직장에 저축 꾸준히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엔 위험 관리 ‘취약’
이근하씨는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 침체를 걱정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해두었다고 자신한다. 이씨는 “평소 꾸준히 저축을 하고, 노후에 대한 계획도 세워 놓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수원에 집을 소유하고 있고, 연 7000만원의 수입 중 1200만원을 안전성이 높은 적금이나 개인연금에 넣고 있다. 그의 직장은 공공기관으로 정년이 60세다. 조기 퇴직이나 실직의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적다. 퇴직 후에는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충남 보령)에 내려가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전문가의 진단은 이씨가 기대하고 있던 것과는 달랐다. 김중구 교수는 “이씨의 현재 생활은 안정적이지만 미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대비는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평가 결과 이씨의 위험관리 성적은 1(아주 낮음)~5(높음) 중 2.4인 ‘보통 상태’였다. 문제가 생기면 ‘취약상태(3.0)’로 넘어갈 수 있는 경계선에 있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위험평가는 금융권에서 사용하는 위기관리 모형을 이씨 개인의 재무 위험과 비재무 위험(가족·건강·전문성·노후준비 등)에 적용했다. 점수는 이씨가 실제 가지고 있는 위험의 ‘규모’와 ‘관리 수준’을 합쳐서 산출했다. 즉 미래에 어떤 큰 위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더라도 관리나 대비가 잘돼 있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은 위험’이라도 전혀 대비가 없다면 ‘큰 위험’으로 본다. 이씨가 가진 위험의 규모 점수는 2.4였으며 관리수준은 2.45였다.
김 교수는 "현재 이상이 없더라도 가족관계나 중년 위기에 대한 대비는 필수적”이라며 “10년 뒤의 자산과 비용을 감안해 미래를 계획하고 건강 이상, 전문성 부족 등 잠재적인 위험을 무리 없이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