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열심히 보험과 펀드 영업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손보회사에 어제 민영의료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은행과 증권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는 직장에서 가족 전체에 대한 의료비에 대한 보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 컨설팅회사로 옮겨서는 전만은 못하지만, 일부 보장이 됩니다. 그런데 이제 완전 퇴직과 노년을 대비하기 위해 민영의료보험을 들기로 했습니다.
보험료는 매월 약 75000원입니다. 매년 연간 9십만원이 됩니다. 앞으로 37년 동안 (기대수명 95세 예상) 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손보험이라 매년 약간의 상승을 예상해야 합니다. 매년 9십만원, 37년, 전체적으로 1.5배 정도의 보험료 인상을 감안해 봅니다. 그러면 결국 어제 약 오천만원짜리 계약을 한 셈이 됩니다. 6개월이상 심사숙고하고, 보험사 건강검진도 받고서야 가입이 허락된 보험입니다.
제가 고려했던 점은 이 상품의 건전성입니다. 이순재 연기자님이 광고에 등장하는 노인층을 겨냥한 의료보험이 있습니다. 건강체크 없이 가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상품은 맹점이 있습니다. 보험은 같은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서로의 리스크를 분산인수하는 계약입니다.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누군가가 그 리스크를 부담해야 합니다. 회사는 그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결국 가입자간에 서로 리스크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입 전에 이런 점을 잘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다음은 제가 이 오천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부담할 능력이 37년간 있을 것이냐에 대한 판단입니다. 금년부터 은퇴 후의 현금흐름을 위주로 재정계획을 세웠습니다. 국민연금 만으로는 부족한 연금을 개인연금으로 보완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세대가 아닙니다. (퇴직연금 가입대상이신 분들, 꼭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연금/개인연금/금융자산으로 부족한 부분은 주택연금/농지연금으로 보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주택연금은 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리스크를 부담하는 일종의 은퇴자산 지원용 제도입니다. 저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종신/상승형으로 가입하려고 합니다. 추가로 필요한 부분은 농지연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지연금은 현재 제도로는 월 최고 300만원까지만 가능합니다.
개인이나 가계가 부담할 총보험비용은 가용수입의 5-6%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집 두 아들이 독립하기 전까지는 이들을 위하여 매월 불입되는 생명보험으로 인해 이 가이드 라인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첫째가 먼저, 둘째가 약 4년 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이 부담이 줄어드니 제 노후 연금현금흐름에서 보험료 비율은 5% 선이 될 것입니다.
수익이 끊긴 노년기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 지는 논란이 많스니다. 그러나 이 논란의 전제는 보장자산 (보험가입으로 커버되는 자산규모)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삶의 5가지 자산은 예비자산, 주거자산, 은퇴자산, 투자자산, 보장자산입니다. 이 중 앞의 4가지 자산은 보장자산이 바쳐 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질 리스크를 늘 안고 있습니다.
노년 후반기인 은둔기부터 평생 의료비의 대부분이 소요됩니다. 이 시기의 리스크는 젊어서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막상 그 때 가서는 적당한 보험상품이 없습니다. 이 리스크를 대비하지 않으면 나머지 계획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보험계약은 이 처럼 외제 자동차 한 대를 사는 것과 같은 큰 의사결정입니다. 반드시 보장을 해야 하지만, 잘 따져 보고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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