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구 CRO-Letter (2) 관계의 마이너스 통장
계절의 여왕 봄입니다. 지인들의 결혼소식이 들려옵니다. 4계절 중 결혼시기로 가장 적당한 때를 고른다면 아무래도 봄입니다. 결혼은 장성한 남녀가 스스로 독립된 관계의 가장 basic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을 꾸리는 첫 단계입니다. 건강한 사회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건강한 가정입니다. 오늘 주제인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단위도 가정입니다. 가끔 주례를 서게 되어 예비부부의 결혼준비 과정과 결혼 후의 결혼생활을 멘토링을 하면서 부부의 건강한 관계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모든 사회인들이 은행에 마이너스 통장을 하나쯤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다 한번은 모르지만, 통장의 잔고가 마이너스가 되면 적자인생 같아서 신경이 쓰입니다. 지난 두 번의 금요일 메모에서 행복과 인간관계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행복한 삶에서 인간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이너스 통장의 원리를 적용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인간관계를 촉진시키는 요소가 무엇일까요? Nelson-Jones라는 학자는 인간관계 심화를 위한 3가지 필수요인으로 보상성, 상호성, 규칙성을 꼽고 있습니다. 행복론의 대가인 웨인 다이어의 책 제목은 아예 ‘행복한 이기주의자’입니다. 보상성이란 관계의 교류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때 그 관계는 깊어 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상호성은 인간관계에 소속된 사람들은 서로 균형 있고 공정하게 주고받을 때 관계가 지속되고 발전한다는 의미입니다. 규칙성은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역할과 행동에 대해 명료하게 설정된 기대나 지침을 의미합니다. 이 세가지가 좀 복잡합니까? 위의 마이너스 통장의 원리를 적용하면 간단합니다. 우리의 상상력을 좀 동원해 봅시다. 서로의 관계에 있어서 주고 받는 내용을 금전이 아니라 친절, 감동, 배려, 관심 등으로 확대 해석해 보면, 마이너스 통장의 원리가 그대로 작용합니다. 우리는 통장에서 자꾸 꺼내 쓰기만 하지, 저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관계라면 통장에 플러스 액수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제가 독일 삼성물산의 한국수출매니저로 일한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과장급 팀장들은 대부분 한국본사에서 5년 정도의 근무기간을 가지고 파견되어 온 사람들이라 현지 팀원들에 비해 대우가 월등히 높았습니다. 현지 직원들 중에 대학원을 나온 여직원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이 파견직원들의 매너였습니다. 뒤에 여자직원이 오고 있는데, 앞서서 들어가면서 문을 잡아 주지 않는 등 아주 사소한 일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우를 견디지 못하고 유능한 직원들이 사직하는 예를 많이 보았습니다.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동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부터 비록 작은 배려일 지라도 관계통장에 플러스 금액을 적립하는 일을 해 보시면, 인간관계가 한층 갈등 없이 조화로운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주변사람들과의 행복한 관계에서도 가능해 집니다.
이번 주말부터 한번 실행에 옮겨 봅시다. 아내가 차에 오를 때 자동차 문을 열어주고, 외출할 때 코트를 입혀주고 식당에 가면 의자를 빼주는 것을 실천에 옮겨 봅시다. 이런 사소한 일에도 통장에 플러스가 싸입니다. 사실 이런 매너는 서양남자들 일상적으로 하는 일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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