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Concept/리스크 이야기

77 작은 것이 아름답다

리스크맨 2008. 4. 24. 08:20

77 작은 것이 아름답다

 

증권회사에서 일하니 주식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문투자가가 아닌 사람들은 대개 주식투자에 실패한 직간접 경험으로 의해 매우 비판적이거나 좋은 종목의 추천을 의뢰하는 분들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주식시장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후자의 경우는 불루칩에 대한 관찰을 조언합니다.

 

주식회사제도란 17세기 네델란드에서 동인도로 무역선을 보내는 프로젝트의 높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시작된 제도입니다. 원거리 항해가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던 시기에 대규모 자본을 주식으로 쪼개어 모집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을 날릴 위험은 감내할 수준만큼만 투자하고, 무역선이 무사 귀환하면 큰 수익을 내는 high risk high return 사업이였던 셈입니다. 혁신적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리스크분산을 통해 가능케 하는 주식회사제도의 장점을 알려 주면 비판적인 분들도 대체로 수긍을 합니다.

 

어제 저녁에 지방정부의 재정자율과 분권 워크�을 다녀 왔습니다. 지방자치제도는 여러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세계적으로 지방분권이 잘 이루어진 독일, 스위스, 일본은 일찌감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스위스 자유연구소 소장인 Nef라는 분이 스위스의 조세자치제도에 대해 발제를 했습니다. 이날의 이슈는 조세제도였는데, 사실 돈이 없는 지방자치제도는 불가능하지요.

 

이 분이 미국 작가 다이아몬드의 가난함과 부유함, 인간사회의 다양한 운명 이라는 책에서 인용한 글이 리스크 분산의 핵심을 찍어 주는 대목이라 여기에 소개해 봅니다. 어제 메모에서는 쏠림과 중국펀드에 대해 알아 보았는데 그 두 이슈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좀 길지만 약간 각색하여 인용해 봅니다.

 

중국의 단합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단점으로 작용하였다. 권력의 집중이 다수의 창의와 혁신을 저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사례는 중국 역사에서 비일비재하였다. 반면, 유럽의 분권화는 수 많은 독립국가를 낳았는데, 이들 국가는 서로 경쟁하면서 창의와 혁신의 잠재적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만약 한 국가가 필요한 개혁을 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가 이를 먼저 행하고 이웃으로 하여금 개혁에 동참하도록 강요하였다. 해당 국가는 선 개혁국가에 정복되거나 경제적 종속국이 되기 싫다면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 최고경영진의 퇴진이나 중국의 국가 효율성 등에서 분권과 단합의 균형감각이 리스크관점에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쏠림에 의한 시스템 리스크를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인 컨트롤을 하기 보다는 그 Metarisk 관점에서의 Governance(지배구조)가 더 우선입니다. 리스크관리체계의 5가지 요소 중에 조직을 가장 앞에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Risk Concept > 리스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식관리와 1인기업  (0) 2008.04.30
80 질서와 무질서  (0) 2008.04.29
76 균형의 아름다움  (0) 2008.04.23
74 뿌리 깊은 나무  (0) 2008.04.20
70 걱정도 팔자야!  (0) 2008.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