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불급이란 이 세상에서 열정없이 이루어진 위대한 업적은 없다는 말입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막내 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서의 생활에 썩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고민을 적어 보내 왔습니다. 막내는 생물에 관심이 많고 또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현재 학교 생활에서 이런 배움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자녀들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면이 많습니다. 요즘시대는 매우 변화무쌍합니다. 이런 시대에 앞으로 자녀가 살아갈 시대를 예측하고 진로를 바르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게는 하고 싶어하는 진로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설익은 욕망인지 정말 간절한 욕망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 치고 영화 싫어하는 사람 없습니다. 또 음악은 어떻습니까. 그러나 그것으로 직업을 삼기에는 그 욕망을 대개 겉절이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막내는 동물을 기르는 것을 좋아 합니다. 조류 가게에서 일하고 싶어 할 정도로 새를 좋아 합니다. 물론 다른 동물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인지는 아직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다가 이에 대한 코멘트가 있어서, 막내에게 메일로 보내 주었습니다. 여기에도 소개하니 참고해 보세요. 그대로 옮깁니다.
제목: 거짓 동경 잘라내기
동물을 끔찍이 좋아하던 선배가 있었다. 대학에 들어갈 때가 되자 그는 주위 권유와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해 수의학과를 택했다. 그러나 들어가서 좀체 적응하지 못하고 내내 방황해야 했다. 동물을 좋아했지만 수의사가 되는 데 필요한 다른 과정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동물을 안락사시키기도 해야했고, 의학지식과 함께 병원을 이끌 경영 능력도 필요한데 섬세하던 그에겐 이것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수의학을 포기하고 문과대학으로 재입학했다.
이 선배는 동물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수의학을 택했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있음을 알았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했다. 이처럼 어떤 일에 이끌리는 것은 단순한 호감이나 호기심 또는 다른 외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의 단순한 호기심 혹은 내면의 어떤 부족함이 이 같은 '거짓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화려한 겉만 보고서 내 꿈이라 단정 짓기는 이르다.
거짓 동경을 걸러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직접 그 일에 띄어들어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보는 것이다. 그러나 간접 경험도 괜찮은 방법이다.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기자가 되고 싶다면, 실제 기자를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 일상을 들여다본다면 거짓 동경인지가 더 확실해질 것이다. 그런 후 과연 그 일의 힘든 점, 다른 부소적인 것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물어본다. 나를 잘 아는 주위 사람들에게 '욕망 리스트'를 보여주고 조언을 청할 수도 있다. 내가 그것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보자.
(출처: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구본형 연구소, 105-106 페이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직업적인 성공까지 이룬다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앞으로는 또 그런 진정한 인재가 세상을 빛나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원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방학이 되어 돌아 오면 좀 더 진지하게 막내와 이 이슈에 대해 연구 토론 해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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