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전원생활

서래마을 (2) - 서리풀 공원

리스크맨 2009. 7. 1. 09:09

어제 글에 이어집니다.

 

앞글에서 언급했던 모든 조건 보다 더욱 우리 맘을 끌었던 것은 바로 서리풀 공원 등산길입니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서리풀 공원 정상 까지 다녀오는 등산길이 약 1시간 30분 거리입니다. 주중에 서울에서 지내면서 자연을 접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바로 날려 버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인 셈입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아내와 함께 걸어서 서리풀 공원을 오르면서 아 ~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서리풀 공원에서 언덕을 올라가 있는 초입니다. 최근에 정비사업을 한다고 원래 자연의 모습이 인공적으로 변하긴 했습니다마,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운동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이 곳에서 몸풀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산책길? 등산길?  산책이라고 하기는 경사가 좀 있고, 등산길이라고 하기에는 코스가 너무 평이하긴 합니다. 그러나 숲이 아주 맘에 듭니다. 4계절 분위기가 아주 다르지요.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숲의 정취는 요즘같은 초여름이 가장 신선해 보입니다. 산을 오르긴 다소 땀이 나긴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서리풀 공원 정상에는 베트민턴 연습장이 앙증맞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호인들이 자체적으로 모임을 꾸려 운영하는 곳인데, 아주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산과 한쪽에 막아둔 바람막이 덕분에 바람의 방해없이 베드민턴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적측량의 기준점이 되는 지적 삼각점이 이 산 기슭에 있습니다. 결코 훼손 될 가능성이 없는 곳이라, 이런 영구적인 기준점이 서 있을 수 있는 지도 모르죠.>

 

 

서리풀 공원 산에는 하늘을 찌르는 키 큰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에 들어서자 마자 바로 숲속을 산책할 수가 있습니다. 다른 평지의 공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산 정상에는 간단한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산을 오르기에 좀 늦은 시간이면 몽마르뜨 공원을 돌기도 합니다. 몽마르뜨공원은 서초구 일대의 수도물을 모아 두는 저수 탱크를 묻어 둔 곳인데, 공원으로 꾸며서 산책하기에 안성마춤입니다. 공원을 5-6 바뀌 돌고 국립도서관에 가서 그날의 신문을 읽고 오면 1시간 정도 산책 코스로는 편안한 거리입니다.

 

서래 마을에는 대학교수들이 많이 삽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 국립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 연구와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개관한 디지털 도서관에는 정말 많은 자료가 소장되어 있어서 바로 연구에 참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1995년에 서래마을을 알았더라면, 아마도 양평으로 가지 않고 이 곳에 터전을 잡았을 것입니다. 물론 깊은 유명산이나 고동산 등의 계곡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만, 서울에서 걸어서 매일 산을 갈 수 있는 곳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뒷산 덕분에 서래마을의 공기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의 후배들에게 서래마을을 소개하곤 했습니다. 이제 9호선이 개통되면 여의도까지 교통편도 아주 편리해 지고 반포 종합운동장과 인근의 풍성한 교육 환경 등, 서울에서 전원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