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전원생활

생명의 경이로움

리스크맨 2010. 8. 17. 16:34

자연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도시생활에서는 인지하지 못하던 생명의 끈질김과 소중함을 보게 됩니다.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십시요. 정원탁자 위에 손바닥만한 작은 짚바구니가 놓여 있습니다. 지난 비에 이 짚이 물을 흠뻑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짚 사이에 작은 풀이 싹을 틔웠습니다.

 

이 작은 바구니는 달걀을 닭장에서 주워오면 동생네에게 주기 위해 탁자 위에 늘 두고 있는데 여기에 작은 손님이 찾아 온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달걀을 싹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함께 찍었습니다. 달걀 앞에 자세히 보면 작은 싹이 두 잎을 피우고 있습니다. 

 

1입방미터의 땅에는 약 7천만개의 풀잎씨가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텃밭을 가꾸어 보면 실감이 납니다. 초여름부터 텃밭에 얼마나 많은 잡풀이 솟아나서 무서운 속도로 자라납니다. 풋내기 아마츄어 농부는 이 잡풀과의 싸움에 전원생활을 망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 새싹을 보고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바람에 날라 다니는 잡초 씨앗이 모두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새싹은 제가 볼 때마다 물을 뜸뿍 주겠지만, 오래 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싹을 피우고 생명으로 자라나는 강렬한 의식을 보여 주고 있는 것 만으로 이 세상에 나온 의미를 이미 다 했습니다. 텃밭에 무수히 함께 살고 있는 벌레와 잡풀들까지 공생하는 동반자입니다.

'세상살이 > 전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을 소식지 편집장  (0) 2011.04.02
전원과 문화생활  (0) 2010.08.21
뽕나무 오디 효소  (0) 2010.08.01
밤나무꽃과 Bio닭장관리  (0) 2010.06.17
어르신들의 소풍  (0) 2010.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