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동네 어르신 모임에서 사의서(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의 필요성과 은둔기의 삶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30여명의 80대 어르신들이 참석했습니다. 강의를 하기 전에는 나이드신 어르신들에게 죽음준비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것이 달가워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습니다.
이 모임은 제가 2000년부터 동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모임인데, 처음에는 월 1회가 지금은 매주 1회 모임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초기에 제가 모시던 분들이 이미 많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매년 서너명은 돌아가시는 연령대 입니다. 걱정과는 달이 아주 깊은 관심을 보이셨고, 이번 추석에 자녀들이 모이면 꼭 의논을 하시겠다는 분이 대부분이였습니다. 어떤 분은 모임에 오지 않으신 남편 것도 작성하기 위해 양식을 한 부 더 챙겨 가셨습니다.
강의는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의 개념, 은퇴 후 활동기, 은둔기, 피간호기의 구분, 은둔기의 고려사항, 피간호기의 준비, 사의서 작성 필요성, 사의서 작성요령에 대해 약 40분간 진행했습니다.
은둔기는 지금 모임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대부분 해당이 되며, 장거리 여행이나 운동량이 많은 취미활동, 생업으로 농사 등을 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병원이 가깝고,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특히 혼자 사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원지역에서는 혼자 사시는 은둔기 어르신들이 매우 많은 편입니다. 간혹 전원생활을 한다고 도시에서 오신 분들이 인프라가 전혀 없는 산 속에 사시면서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젊어서 전원생활을 하다가 은둔기가 되면 도시로 들어와 살기 위해 병원이 가깝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아파트를 사 두기도 합니다. 우리와는 정반대인데, 이런 컨셉이 맞습니다.
피간호기에 유의할 점은 의료서비스가 발전하면서 피간호기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는 행운)하면 최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것에 대해 괜한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가정에서 가족들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전문시설에서 전문가와 전문설비의 보살핌을 받는 것이 올바른 생각입니다. 피간호기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미리 가까운 곳에 자신의 마음에 맞는 요양시설이 있는 지 살펴보고, 또 방문도 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양수리에 후배가 요양시설을 최근에 개소를 했습니다. 어르신들과 그 곳을 단체로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의서 작성요령을 이미 다른 글에서 제가 자세히 적은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이번 추석에 가족들이 모이면 의논해서 사의서를 작성하시라고 권유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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