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웰다잉 관리

명절 가족모임과 사의서

리스크맨 2013. 9. 20. 09:27

명절 연휴입니다. 저는 지방에 계신 형님댁을 다녀 왔습니다. 9남매의 형제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날입니다. 최근에 '김씨네 가문' 이라는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조카들과 소통을 하는 좋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밴드를 통해서 짧은 생각도 주고 받고 안부를 물으니, 명절 가족모임이 기대가 됩니다.

 

명절 가족모임에서 사의서(사전의료의향서)에 대해 협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동네 어르신 모임에서 제가 사의서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꼭 이번 명절에 자녀들이 모이면 의논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그렇게 하신다고 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분위기를 잘 봐서 해야 합니다. 너무 무거운 주제로 다루게 되면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망치게 됩니다.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섭섭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리 사의서에 대한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든 알려 드리고 각자 생각할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이번 추석에 형님댁에 모인 형제, 조카들과 사의서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마침 대기업에 다니는 조카가 동료 부친의 연명치료로 인한 어려움을 간접 경험한 사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70대 중반이신 형님은 별로 반응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60대의 형제들은 모두 사의서를 작성하겠다고 했습니다. 젊은 조카에게 내 블로그의 양식과 작성법을 안내 해 주었습니다.

 

죽음학습은 누구나 필요하지만 죽음은 항상 터부 시 하는 면이 있습니다. 사의서 작성은 꼭 필요하지만, 명절의 화기애애한 가족 분위기를 망치는 일을 없어야 합니다. 약간의 준비만 하면, 오히려 명절의 가족 모임이 풍성한 정보의 나눔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매년 3만명이나 연명치료를 받은 상황에서 어느 가족도 이 이슈를 비켜 가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