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Risk/국가리스크

공직자의 경영마인드 (2) - 생활 폐기물 처리와 고객관점

리스크맨 2013. 10. 18. 10:30

공직자를 위한 경영 마인드(2) - 생활 폐기물 처리와 고객관점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라고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전략적 성과목표는 재무관점, 고객관점, 내부 프로세스관점, 학습과 성장관점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의 고객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양평군 서종면의 공공서비스 고객은 서종면민입니다. 서종면에 19년째 살고 있는 저는 서종면의 고객입니다.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전원으로 이사를 왔는데, 정작 쓰레기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면사무소 중심 반경 500m안에는 저희 집을 비롯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농협, 우체국, 교회 등 모든 기반시설이 있습니다. 이 전원도시 한 가운데 살면서 쓰레기 공해를 앓고 있다니! 밤이면 비닐을 불법으로 소각하는 냄새에 시달리고, 분리배출 규정을 어긴 쓰레기를 몇 주일째 곳곳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북한강변 전원마을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며 도대체 해결책이 있을까요? 면사무소나 군청이 자치기관이 아니고 일반기업이라면 과연 고객(주민)의 불편을 이렇게 방치해도 될까요? 아마도 벌써 부도가 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공직에 계신 여러분들은 생활 폐기물 분리규정을 숙지하고 계십니까? 우리나라 분리규정은 매우 복잡합니다. 이 복잡한 규정을 지키라고 하니 아무도 제대로 못합니다. 우리 군의 군수님은 분리규정을 지키지 못한 배출 쓰레기는 주민을 계도할 목적으로 방치해 두라고 합니다. 우리 집 앞에 있는 생활 폐기물 수집소는 이렇게 방치된 쓰레기로 뒤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몇 차례 비상조치를 취하다가 이젠 아예 수집소를 철거해 버렸습니다. 독점이 아닌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가라면 어떻게 경영 마인드를 발휘했을까요?

 

 

독일은 쓰레기를 4가지로 분리배출합니다. 초록통은 종이, 노랑색 통은 우유팩,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갈색통은 음식물, 화초, 흙 그리고 검정색 통은 나머지 진짜 쓰레기들을 넣습니다. 집 앞에 이렇게 4가지 색의 쓰레기통을 둡니다. 유리는 동네마다 수거 박스가 따로 있습니다. 분리배출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생활 폐기물은 특징이 다르지만, 그래도 현재 분류체계는 너무 복잡합니다. 분리배출이 어려우니 불법소각도 마다 않고, 불법투매가 만연합니다. 고객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독일처럼 간단한 분리배출 체계를 도입했을 것입니다. 경영 마인드라는 것은 공권력(분리체계에 따르지 않으면 방치한다)이 아니라 우선 고객관점에서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지, 더 효율적(낮은 비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등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생활 폐기물 처리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매립지를 마련하고 매립된 쓰레기를 관리하는 것도 큰 비용입니다. 가능하면 매립할 쓰레기의 부피를 제로(0)로 해야 합니다. 생활 폐기물을 수거하고 이를 처리하는 비용도 들어갑니다. 앞으로는 지자체 사이에 쓰레기 처리비용에 대한 경쟁이 생길 것입니다. A라는 지자체는 100리터 쓰레기 봉투를 2000원에 판매하는데, B라는 곳은 4000원에 판매하는 일이 발생할 것입니다. A는 쓰레기 처리 예산이 연간 300억원이 드는데, 비슷한 규모의 B는 100억원이 든다고 합시다.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지자체의 주민은 예산 부족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굳이 주민의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없는 지자체에 살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라시라는 지자체는 무리한 개발로 재정이 고갈되어 주민들이 떠나버린 빈 마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독일은 MBT(Mechanical Biological Treatment:기계적 생물학적 처리)방식으로 생활 폐기물을 처리합니다. 화석에너지가 필요한 소각방식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 처리방식입니다. 위에 보듯이 복잡한 분리배출 규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독일 공직자는 한국 공직자보다 경영 마인드가 뛰어난 것일까요? 우리나라 지자체 가운데에도 독일보다 더 우수한 MBT방식으로 쓰레기 제로(0)에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생활 폐기물은 다양한 출처로부터 섬유, 고무, 비닐, 플라스틱, 유리, 병뚜껑, 흙, 음식물, 나무조각 등이 수분과 집합상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악취와 침출수, 더러운 먼지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들 집합체를 원래 상태로 분리하여 모으면 훌륭한 자원이 됩니다. 바로 쓰레기 제로(0)의 기본원리입니다. 이 처리과정에 기계적, 생물학적 원리만을 활용하는 처리방식이 바로 MBT입니다. 강의에서 사진 자료를 활용하여 이 방식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 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최신 경영기법인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 독자에게: 바이오컨 MBT 생활폐기물 처리방식은 이 블로그 환경리스크에 상세히 기록을 남겨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