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Risk/국가리스크

샨샤댐의 교훈과 인간의 한계

리스크맨 2008. 5. 15. 08:01

87 인간의 한계

 

과학이 불확실성을 예측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연구에 대한 과학의 노력은 계속되지만,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과학은 재앙이 되어 돌아 올 수 있습니다. 조직이 되었건 개인이 되었건 우리의 미래는 질서정연하고 계획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타인의 안전과 재산에 관계되면 더욱 그렇습니다.

 

중국 쓰촨성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몇 십만 명이 안전과 재산을 잃고 위협 받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지진의 진원지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세워진 샨샤댐의 엄청난 수압이 지진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두 사건의 역학관계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진다면?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입니다.

 

태안의 원유유출 사고는 그 피해에 비해 원인은 너무나 작은 것이였습니다. 바지선과 해상 크레인을 예인 와이어가 끊어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쇠줄이 왜 끊어 졌을까요. 쇠줄의 견인 한계수치 (한도)를 준수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학적으로 와이어의 인장능력은 분명히 알 수 있으며 강풍 하에서 최대한 중력이 늘어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일입니다. 한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운영리스크가 수십만명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기는 환경재앙으로 이어졌습니다.

 

샨샤댐은 그 규모가 매우 큽니다. 우리나라 소양호보다 수십 배가 더 큰 규모입니다. 댐을 설계하는 기술자들이 이 댐의 완성 후에 생길 수 있는 부하에 대한 한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리스크 매니저로서 거대한 토목공사나 구조물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리스크를 통제할 수 없는 경우의 개연성 때문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인류는 새겨들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작은 댐을 여러 개 만들어서 균형을 맞추었다면 하는 안타까운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도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선진국일 수록 대규모 토목공사는 매우 신중을 기합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토목공사, 건축공사에도 high return, high risk라는 리스크의 격언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금융회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최대의 딜, 최초의 딜이라는 수식어 뒤에 붙어 있을 리스크를 간과 해서는 안됩니다.

 

쓰챤성 지진 피해자의 명복을 빕니다. 인간이 자연 앞에 겸손해 져야 한다는 교훈을 준 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