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스크관리/기업리스크

오룡호 사고와 극한 직업

리스크맨 2014. 12. 2. 11:05

베링해역에서 명태잡이를 하던 오룡호가 침몰하였답니다. 수온이 영하 10도 라니! 이 사고를 접하고 저는 남다른 감회가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통신과 라는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이 과를 졸업하면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통신사 자격증이라는 것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2급을 딸 수 있습니다. 2급을 따면 외양선 통신사가 됩니다. 3급으로 졸업하면 원양어선의 통신사가 됩니다. 아마 이 오룡호에도 통신사가 있었겠지요. 원양어선 승선 경험이 있는 선배들의 무용담을 들으면 종종 이런 사고가 난다고 합니다. 저는 운명의 장난(전파통신법령 변경으로 학력제한이 생겨 고교졸업으로는 2급을 응시못함)으로 딴 진로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마도로스가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EBS 방송 프로그램 중 '극한직업'이 있습니다. 고층빌딩 유리창 청소, 원형돔 제작작업, 김양식장 등 리스크가 매우 큰 직업입니다. 원양어선 조업도 극한직업에 속하는 셈입니다. 극한 직업은 위험이 따릅니다.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안전장치'는 비용요소입니다. 사람의 안전과 관련된다면 어떤 비용이라도 감수하고 안전한 작업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론상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그 나라의 국민소득에 따라 위험을 대하는 태도(Risk Apetite)가 달라집니다. 국민소득이 높은 사회에서는 인명재해 시에 보상하는 비용이 높아지므로 이에 상응하여 안전장치 비용 감내 수준도 달라집니다.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도 여러번 지적했지만, 직업과 관련된 안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안전성평가협회에서 작업장 위험평가에 대해 기준과 실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규정 만으로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오룡호 사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리스크관리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명태 먹을 때 사고 당하신 분들 생각이 나겠스니다. 유족들의 아품도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