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한 방송국(시사기획 창)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광화문을 지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제 곧 세월호사고 1주기가 됩니다. 우리 사회의 보여주고 싶지 않은 한 단면을 드러낸 세월호사고가 별다른 교훈을 주지 못하고 350일을 넘기고 있습니다. 리스크관리를 연구하는 저로서는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후 배안의 탑승객을 구조하기 위한 골든 타임이 있었습니다. 골든 타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한 명의 생존자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위기관리능력(Crisis Management)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무능력한 사회체계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큰 희생을 치렀으니 위험사회의 위험관리체계를 갖출 기회였습니다. 변화는 항상 손해를 보는 측과 이득을 보는 측이 대립하게 되어 있지요. 그러나 큰 희생사건 후에 민의는 쉽게 하나로 모아 질 수 있습니다. 이 시기가 바로 우리사회의 위험관리체계의 뼈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골든 타임이였습니다. 원인을 밝혀야 대안이 서는데, 엄청난 희생 위에 얻어진 골든 타임의 기회가 덧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희생자들의 원통한 희생의 값어치는 빛을 바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선진사회(제가 사회체계가 우리 보다 잘된 사회를 이렇게 부릅니다)가 150년에 걸쳐 이룩한 도시화/산업화를 40여년의 짧은 기간에 급속히 추진했습니다. 그 부작용이 극심한 위험사회입니다. 울리히 벡 교수의 위험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현대 산업사회의 수퍼 리스크의 존재입니다. 수퍼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메가톤급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사회의 위험량은 위험노출규모 x 변동성 입니다. 노출규모가 증가할 수록, 변동성이 심해 질수록 늘어납니다.
도시화/산업화는 위험노출(Exposure)규모를 급격히 증가시켰습니다. 지난 60여년간 전기가스수도 부문은 1400배, 건설업은 100배, 운수보관업은 250배, 금융부동산은 70배가 증가했습니다. 이것이 모두 사회노출규모를 증가시킨 지표입니다.
변동성은 어떻습니까? 금리, 환율, 원자재의 가격변동성은 OECD가입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자연재해에 영향을 주는 변수 즉, 강우량, 기온, 대기오염 등도 변동성이 증가했습니다. 자연재해관련 변수는 약간의 증가 만으로도 큰 위협이 됩니다. 예를 들면, 광화문 지역의 오수관이 역류하는 사고는 시간당 강우량의 변동성이 영향을 줍니다. 시간당 최대 100 밀리에 맞춰진 오수관 용량이 시간당 130밀리가 되면 큰 위협이 됩니다. 실제 30% 정도 변동성이 증가했지만, 30년 전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상황도 지금은 큰 위협이 됩니다.
노출과 변동성 증가를 감안하면 위험수준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위험노출은 당연히 늘어나고 있지요. 지하철의 길이도 점점 늘어납니다. 제2롯데월드처럼 고층빌딩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위험에 대처할 능력을 급격히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Risk Event)는 계속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막연한 기원만 하고 있어야 할까요? 현재의 우리사회의 안전체계수준(위험관리 조직, 전문가, 프로세스, 규정, 시스템)과 선진사회의 안전체계수준에는 분명 갭이 존재합니다. 이 갭을 극복해야 합니다. 극복방법은 기업의 리스크관리체계 구축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음 글에서 이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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