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웰 에이징

명견만리 '베이비부머'의 유감

리스크맨 2015. 6. 20. 11:26

2015년 6월 16일 저녁 KBS 1에서 명견만리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방영되었습니다. 친구들 카톡에 이 프로를 보라고 전달하고 저도 끝까지 봤습니다. 700만명의 베이이부머 (1955-1963년생)의 은퇴가 가져오는 우리사회의 이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내용입니다. 그러나 10년전쯤 이 방송이 제작되었더라면 해당 세대들에게 더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하나 아쉬움 점은 방송에서 문제층이라고 언급된 사람들은 실제 별 문제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국민연금이 있고, 주거하는 주택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택은 주택연금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주택연금만 하더라도 이들이 노인빈곤율에 빠지지 않고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수리스크는 이 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현재도 이미 OECD에서 가장 높은 노인빈곤율을 지닌 나라가 한국입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심각해 질 것입니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독일은 이미 오래 전에 이런 이슈에 대해 사회적으로 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이 26년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가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전혀 준비를 하지 않다보니 개인들이 몽땅 이 이슈를 짊어져야 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한 미래와 뻔한 미래가 있습니다. 인구구조는 뻔한 미래에 속합니다. 뻔한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사회, 메르스처럼 불시의 위기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명견만리 2탄에서 이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세분화하고 각 부류에 대한 은퇴대책을 공론화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의 질이 그 사회의 수준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MBC방송에서 은퇴자의 대책이라고 방송한 내용입니다. 63평 아파트 소유자가 평수를 줄이고 남는 돈으로 노후자금으로 쓴다든지, 단독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집을 고쳐서 원룸을 4개를 임대하여 수익을 올리다던지, 70대가 주택연금을 들어 월 20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든지 하는 내용입니다. 정신나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은퇴자 중에 그런 형편이 되는 사람이 몇 이나 된다고.

 

서울디지털대학에서 7년째 성공적인 노후설계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학기말 채점을 하고 있는데, 수강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보고 있습니다. 40대 가장의 경우, 하루하루 삶이 어려워,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50% 이상의 수강생들이 지금처럼 살아서는 노후빈곤이 뻔한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인데, 뜬금없이 부동산 자산이 수억에 이르는 사람들 타령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