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웰 에이징

은퇴 후의 인맥관리

리스크맨 2015. 6. 26. 16:01

어제는 고교 동창생 한 명과 점심식사를 하고, 또 저녁에는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동창생을 맞이하기 위해 저녁 모임이 있었습니다. 금년에 고교졸업 4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를 했던 친구들입니다. 이제 앞서거니 뒷서거니 환갑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가 참석을 하진 않았지만 금주 초에 인사동에서 기념품 상점을 하는 한 친구의 환갑잔치를 다른 친구들이 해 주었다고 합니다. 별난 일도 다 있다 하고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또 그 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외로운 친구를 위해 주변의 동창들이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점심에 만난 동창은 통신사에서 퇴직을 한 후, 자신이 겪었던 네트워크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워낙 조용한 성격인지라 퇴직을 하고 한 동안 사람 만나는 것을 자제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은 자주 친구들과 만나려 한다고 합니다. 저도 이 친구를 40년 만에 만났습니다. 우연히 카톡이 와서 5월에 있었던 저의 큰 아들 결혼식에 다녀 갔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서 만나기는 실로 40년 만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위험관리인데, 그 중 개인위험관리도 포함됩니다.

 

제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재 '성공적인 노후설계'를 하나 선물해 주고, 그 내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론은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에 동감했습니다. 앞으로 자주 친구들 모임에 나오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경우가 준비되지 않은 퇴직자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위기증상입니다. 매일 출근하던 직장을 그만 두고 별다른 마음의 준비, 행동의 준비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은 상태이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저녁 모임에는 원래 5명이 만나기로 했는데 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에서 온 친구는 이번에 많은 동창을 만나서 회포를 풀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한국의 동창 커뮤니티는 잘 유지 하고 있을 테니, 이제 미국에서 은퇴하게 되면 더 자주오라고 말입니다. 외국생활은 늘 긴장의 연속입니다. 한국의 고향을 생각하게 되는데, 연고가 없으면 고향이 고향이 아닌 것입니다.

 

요즘 SNS의 발달로 친구들과 인연을 이어가기가 아주 쉬워졌습니다. 물론 그런 만큼 조심해야할 점도 더러 있습니다. 신뢰가 특히 그렇습니다. 40년을 각기 다른 길을 살아왔는데, 생각이 같을 리가 없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견해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커뮤니티에 정치성이 있는 글을 올리면 욕먹습니다.

 

인맥과 관련한 양광모 휴면네트워크 연구소장의 생각을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 동창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양소장의 강의 내용입니다.

 

신뢰감의 형성에는 5가지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첫째, 호의의 표현이다. 상대방에게 악의아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달되어야 한다. 신뢰란 우선적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믿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한 호의의 지속적, 반복적인 표현은 신뢰형성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동창들과 모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오랫만에 만났지만, 서로에게 호의를 보여야 반응이 옵니다. 상대방이 먼저 호의를 보일 것을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동창들에게는 이 호의의 표시가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현실적 도움의 제공이다. 말만 가지고는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 실제적인 도움이 이뤄질 경우 신뢰가 형성된다. 반대로 말과는 다르게 도움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망감이 형성되며 신뢰감을 저해시킨다. 신뢰감 형성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다. " 제가 인생관리 전문가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 아주 많습니다. 물론 친구간에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면 반작용이 일어나므로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특히 술을 과하게 마시는 친구들에게 노후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 줄일 것을 권해 봅니다. 저는 친구들이 은퇴 후 30년 이상 자신이 평생 할일을 가져야 한다고 늘 주장합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일입니다. 이 이슈는 제가 늘 관심을 가지고 무엇이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찾고 있습니다.

 

"셋째, 일관된 말과 행동이다. 신뢰는 기본적으로 변함없이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평소에 약속을 잘 안지킨다던지,변덕이 심하다던지,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신뢰감이 형성되지 않는다.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되 반대로 작은 약속도 철저하게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뢰감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신뢰관계를 쌓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념해야할 말입니다. 어제 모임의 경우, 사업하는 친구가 저녁식대를 모두 부담했는데, 이건 지속가능 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친구들이 모임이면 불문률로 비용은 더치 페이하도록 해야 합니다. 서로 마음도 편하고, 신뢰도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넷째, 자기공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알려주는 것이 신뢰형성에 도움이 된다. 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 불안감과 경계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의 가치관, 주요 경력, 미래의 목표, 취미, 가족관계, 종교 등 가급적 자기공개를 많이 하는 것이 신뢰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건 조&헤리의 마음의 창 이론과 맥을 같이 합니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긍정의 창이 넓어야 합니다. 긍정의 창은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노출을 많이하고, 상대방의 노출도 많이 받아 주어야 합니다. 지나친 주장은 아니지만 사실관계는 서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공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설득커뮤니케이션이다. 신뢰는 모든 관계에 해당되는 문제다. 가족 간의 신뢰, 친구간의 신뢰, 이성간의 신뢰, 기업과 고객 간의 신뢰가 모두 중요한 문제들이다. 신뢰는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형성되지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는 설득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후광효과,연상효과,권위,전문성,정보,사회적 증거 등의 기법을 활용하면 나에 대한 호의성,유능성,성실성을 빠르게 신뢰형성 할 수 있다." 굳이 친구들 사이에 설득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친교가 아닌 제가 늘 주장하는 네트워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념해야할 내용입니다. 저는 홈키밍데이 강의를 통해 친구들에게 전문성과 연상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었습니다.

 

"신뢰는 쉽게 형성되지 않는 반면 너무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고 나는 가족에게 신뢰받는 사람인지, 직장에서 신뢰받고 있는 사람인지, 친구들이 신뢰하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자. 위에 말한 5가지 요소를 잘 활용하여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신뢰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0대의 친구들 사이에는 술 주정과 돈관계가 특히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나이에는 신용리스크를 부담할 상황이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친구에게 신용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술 주정이 이슈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부분은 점잖게 술을 마시지만, 꼭 술주정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런 친구는 고치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칩니다. 결국 모임자리에 부르지 않는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용 부분은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 광모'의 강의를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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