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웰 에이징

아내

리스크맨 2015. 7. 16. 10:53

허니문 베이비 비스므리하게 태어난 아들이 2달 전에 결혼했습니다. 아들 나이 30세이니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는 31년이 됩니다. 인생의 절반을 함께 살았습니다. 앞으로 장수사회 추세에 따라 30년을 함께 더 살게 될겁니다. 지금까지는 가장 바쁜 시기에, 두 아이를 돌보며 부부 중심이 아닌 가족중심으로 살아왔습니다. 두달 전 큰 아이는 결혼하고 작은 아이는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두달 동안 부부위주로 살고 있습니다. 장모님이 계셔서 완전히 우리 부부만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함께 살때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아내가 치조골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함께 치과에 왔습니다. 마취를 하는 수술이라 운전이 약간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아내는 몸이 약한 편이라 조심하느라 제가 같이 왔습니다. 수술을 받는 동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를 잘 챙겨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 임원으로 일할 때 아내가 큰 수술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일이 바빠서 같이 가 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시니어시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건강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내 생활의 우선순위를 아내와 나의 건강에 맞추어야 겠습니다. 이웃에 1년전 상처한 후배도 있고 큰 형님의 형수님도 3달전에 췌장암으로 소천했습니다. 늘 큰 형님이 걱정입니다. 형수님이 안계신 빈자리가 아주 큽니다.

 

아내는 몸이 약해서 평소에도 잠을 많이 잡니다. 운동을 많이 하며 체력을 늘려갈 필요가 있습니다. 매주 저녁 2~3회 함께 북한강변 산책을 하는데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함께 타는 것도 고려해 봐야 겠습니다. 등산도 함께 해야하는데 요즘은 제가 여유가 없어서 뜸해 졌습니다. 다 우선순위를 잘못 정한 탓입니다.

 

오늘 아침 당연히 혼자 병원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던 아내가 저의 동행을 좋아하는 눈치입니다. 시니어가 되어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을 마냥 좋게만 여길 것도 아닙니다. 소일거리로 할 일을 열심히 하되, 우선순위로는 반드시 일이 1번이 아니고 아내와 나 자신의 개인적 삶이 되어야 합니다.

 

40분이 지났는데 아직 수술이 끝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치과수술로는 큰 수술입니다. 윗잇몸은 아래 보다 깊이가 얇고 약하다고 합니다. 임풀란트 하기 위해 반드시 치조골 수술을 받아야 한다네요. 오복 중에 제일복이 건강한 치아입니다.

 

저는 다행히 지금까지 모든 치아를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한번은 독일유학시절 그러니깐 1984년 풍치진단을 받고 쾰른에서 잇몸을 레이저로 지지는 수술을 했습니다. 다행히 풍치치료를 초기에 잘 끝내고 정기적으로 스켈링을 한 덕분에 전체적으로는 잇몸은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한번의 위기는 2006년에 찾아 왔습니다. 왼쪽 아래 어금니의 잇몸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늘 음식물이 끼여서 불쾌하고 냄새가 났는데, 급기야 큰 염증이 생겼습니다. 입첫장의 살을 떼어내어 이식하는 수술을 했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습니다.

 

아내의 치골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수술 후 3시간이 지나서 거즈도 제거하고 출혈도 멈추었습니다. 이제 치골이 잘 자리를 잡아서 임풀란트가 예정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적지 않은 비용인데, 다행히 치조골 수술은 보험으로 커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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