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한 사진을 정리하다 우리 가족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빌드작센이라는 산속 마을에서 살았던 집 사진을 발견 했습니다.Wildsachsen이란 아주 야생적인 작센이란 뜻입니다. 아마 이 마을이 생길 때는 완전 산골 마을이 아니였나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이 마을은 프랑크푸르트 위성도시라고 할 수 있는 Hofheim/Taunus라는 읍의 한 마을입니다. Hofheim은 아름다운 중세 풍 집들이 많이 있는 도시로서 타우느스 산맥의 초입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왼쪽의 작은 아이가 지금 대학생이 된 우리집 큰 아들입니다. 뒤에 보이는 집은 3층으로 이루어 져 있습니다. 맨 아래층은 앞 쪽은 튀어 있지만, 뒷쪽은 창이 없이 지하로 막혀 있습니다. 2층이 본채의 거실이 있는 곳이며, 3층은 지붕이 비스듬히 방으로 이어져 있는 다락방인 셈입니다. 아이들이 이 3층 다락을 타고 지붕으로 올라가 노는 바람에 아내가 늘 신경을 쓰곤 했습니다.
집 앞에는 정원이 있고, 독일에서는 드물게 은행나무가 정원 울타리에 심어져 있습니다. 집 뒤 뜰 너머에는 밭이 있고 그 다음은 숲입니다. 이 숲을 따라 끝없이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가끔 노루가 내려와 아침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이 산에서 장작을 채취해서 벽난로를 지피며 스산한 겨울 날씨를 이겨냅니다. 중부 이북의 독일은 날씨가 나빠서 벽난로가 거의 각 가정의 필수품입니다. 벽난로를 피워두고 지하실에 쌓아 놓을 와인을 마시며,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이 독일인들이 늦가을부터 실내에서 하는 즐거움 중에 하나입니다.
이 집은 더불하우스의 절반으로 옆집과는 벽을 붙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원이 완전히 구분되어 있어서 벽이 붙은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더불하우스가 이 줄에 네채가 있으니, 전체로는 8집이 블럭을 이루고 있는 셈입니다. 왼쪽 옆집과 또 그 옆 집에 큰 아들 또래의 자녀가 있어서 세집이 항상 친하게 지냈습니다.
지금은 모두 성인이 되었을 꼬마 아가씨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네요. 그 아이들은 대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고등학교나 직업학교를 나와서 바로 취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지금도 독일을 가면 가끔 이 곳에 들려서 옛날 이웃을 만나 보기도 합니다. 변화가 심하지 않은 독일에서는 아직도 20여년 전 그대로 이웃을 두고 변함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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