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과 Integrity

저는 1970년 2월에 강원도 태백시 (당시는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 황지리)에 있는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대한석탄공사의 조관일 사장 (강원도 출신, 농협 상무, 강원도 정무부지사 출신 명강사, 명저자) 께서 최근 막장이라는 표현 함부로 쓰지 말라 한 말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석탄광산의 호황으로 이 작은 산골 도시에 전국각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습니다. 한 때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니다고 할 정도로 석탄호황을 누린 곳입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위험한 탄광의 막장에서 일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막장은 석탄광산에서 입구 반대쪽 마지막 끝을 말하는데, 이 곳은 늘 낙반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이런 위험 때문에 광산일은 "인생막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잠깐 이긴 하지만 막장에서 석탄을 캐본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중학교 동창들이 최근에 인터넷 카페를 열었습니다. 40년이 지나 소녀 소년 시절의 풋풋한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장년초기의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동창"이라는 마력에 이끌어 이 곳으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이제 제법 활동이 왕성한 사이버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저도 이 곳에 자주 들나들면서 어릴 때 향수를 달래곤 합니다.

 

어제 종영한 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첫 방영을 시작했을 때, 배경 무대가 강원도 태백 탄광촌이였습니다. 어린 시절 장면을 드라마에서 다시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렵고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 감회에 젖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고원 관광도시로 아름답게 변모해 가고 있습니다. 태백시의 부시장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분이 저의 자랑스런 동기동창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태성그룹 회장 신태환을 통해서 개인위험관리 측면의 Integrity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Integrity는 정직, 고결, 신뢰와 같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취업전문싸이트에서 젊은 나이에 연봉 1억원이상을 받는 사람의 공통점을 조사해 봤더니, 전문성, 외국어, 인맥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이에 한 가지 요소가 더 붙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Integrity입니다.

 

'그 사람 능력도 있고 다 좋은데, Integrity가 문제가 있어!'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 되어서는 전문가로 인정 받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높은 지위에 오를 수록 Integrity 그 자체가 능력으로서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장관 후보에 올랐다가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Integrity가 문제가 된 사례입니다.

 

개인위험관리의 최종 목표는 성공적인 노화 (Successful aging)인데, 그 뜻은 삶을 마무리할 노년에 3가지 조건을 갖추는 것입니다. 우선 즐거움 입니다. 여기서 즐거움이란 재정적, 정신적, 영적으로 풍요로운 상태입니다. 둘째, 지나간 과거를 돌아봐서 후회가 없어서 합니다. Integrity를 버리고 제 욕심대로만 삶을 살아온 사람은 노년에 후회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셋째, 죽음을 맞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매우 힘든 고비라고 합니다.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에너지는 어디서 오겠습니까? 첫번째와 두번째에서 옵니다.

 

PwC (세계적인 회계법인 연맹, 우리나라는 삼일회계법인이 여기 속해 있음)에서 매년 투명성 지수라는 것을 발표합니다. 100점으로 갈 수록 나쁜 점수입니다.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에 비해 아직 이 투명성이 매우 낮습니다. 세계적으로 투명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 입니다. 사회의 투명성이란 결국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Integrity의 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