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Risk/환경·안전·방재

남해 바이오컨 (9) - 최종정리

리스크맨 2009. 4. 15. 10:08

남해 바이오컨 쓰레기 처리시설을 방문하고 받은 인상이 너무 깊었습니다. 제가 전에 친구 최동석박사의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이라는 책의 원고를 받아 초고를 읽으면서 느꼈던 등줄기의 전율 같은 것이였습니다. 제 아내가 지휘하는 성가대 연습시간에 대원들과 화음을 맞추면서 뒷골이 뻐근하게 느껴왔던 감동이기도 했습니다.

 

쓰레기 처리의 왕초보자가 감히 글을 쓴 이유도 앞에서 밝혔습니다. 눈높이가 높아져 버리면 처음의 감동을 잊기 때문이라고. 글을 몇번 수정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의 지적도 받고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아주 귀한 경험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후손들에게도 지구 온난화 문제가 해결되는 데 이 할배도 한 몫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단 이번 탐방기의 최종 마무리 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과 끝만 봐도 대강 짐작할 수 있도록.

 

아래 사진은 48시간 발효통에 생활쓰레기가 투입되는 모습입니다. 700원짜리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집어 넣고 문 밖에 내어 놓는 것으로 쓰레기여 안녕! 할 수는 없습니다. 잘만 다루면, 종량제 봉투에는 정말 많은 보물이 숨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쓰레기가 반응기라는 숙성터빈에 들어간 후에 대략 4주 정도 후에 나오는 부숙토입니다. 아주 양질의 거름입니다. 쓰레기 중 유기물은 모두 여기에 녹아 있다고 보면 됩니다.

 

 

아래 사진은 건조된 비닐로부터 얻어진 원료를 이용하여 맹인용 보도 블럭을 만들 것입니다. 앞으로 탄소배출권 뿐 만 아니라 전세계의 비닐도 총량으로 묶어서 더 이상 추가 생산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의정서가 맺어 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한된 원유에서 추출된 비닐과 플라스틱 등은 거의 100%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사무실에 견본으로 비치하고 있는 위 첫번째 냄새나는 종량제 봉투에서 처리 후 잘 건조된 비닐과 비닐을 가열한 고형물입니다. 이 고형물은 Kg당 7000Kcal에 해당하는 고급 연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마찬가지로 건조된 비닐입니다. 이 정도되면 아주 고급 연료 내지는 다른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건조한 비닐을 최종적으로 가능하게 할 때, 절대 기름을 테운다던가 하는 비용이 들어가는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생물학적 처리공정에서 발효열을 이용한다는 점이 바로 혁명적인 아이디어 입니다.

 

 

아래 사진은 위 병속에 담겨진 플라스틱 고형물을 병에서 꺼내서 찍어 보았습니다. 쓰레기 썩는 고약한 냄새는 사라지고 원래 검은 원유의 색깔을 띄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원료를 이용하여 만든 하수관을 단면으로 자른 샘풀 모습입니다. 제가 전원주택을 지으면서 이런 관을 많이 사용했는데, 쓰레기에서 나온 것인지 몰랐습니다.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되기도 하지만, 우리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 줍니다. 이런 플라스틱 배수관은 강도도 쎄고, 또 썩지 않아서 오래 동안 제 기능을 다해 줍니다.

 

생활쓰레기 처리 이슈는 매우 광범위한 논의 꺼리 입니다. 지구온난화나 탄소배출권과 같은 엄청난 이슈와도 직결될 수 있습니다. 정교하고 경제적으로 설계된 처리시설은 금융투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고 녹색성장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도 있습니다. 인식 있는 국제금융기관은 이미 친환경적 산업에만 투자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저의 이런 작은 시도가 '쓰레기에서 캐낸 녹생성장의 꿈' 이라는 컨셉으로 발전될 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