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뉴질랜드 여행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리스크맨 2009. 11. 29. 23:01

 뉴질랜드 여행기가 슬슬 지겨워 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지요. 오늘은 배을 타고 하는 투어 도중에 있었던 실패한 이벤트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타고 나간 우편연락선의 투어 도중에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하는 특별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승객 중에 원하는 사람들은 30 달러를 내고 이 이벤트에 참석할 수가 있습니다. 돌고래가 출현하는 때를 맞추어 바다로 들어가 사람과 놀기를 좋아하는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하는 이벤트 입니다. 유럽에서 온 젊은 남녀들이 자원을 하고 나섰는데, 제가 나이를 망각한 채 이 대열에 합류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우선 배에서 아래 사진과 같은 그물 망을 바다로 내려 뜨립니다. 물론 이전에 수영복과 약간의 보온 효과가 있는 방한복을 입습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섭씨 14도 정도라 아주 차기 때문에 이 옷을 입어야 합니다. (그런데 초봄에는 이 옷으로 절대 보온이 안됩니다) 한 사람 씩 그물 망으로 뛰어 내립니다. (이 사진은 아내가 찍을 사진입니다. 사진 솜씨가 저보다 쬐금 미흡하고, 아예 동영상을 찍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추울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아뿔싸 얼어 죽을 지경입니다. 다행히 잠시 시간이 지나니 견딜만 했습니다.

 

아래 그물망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바다에 뛰어 들었지만, 돌고래를 쫓아 배를 이동해야 하는데, 그 때 물 밖으로 나와 그물에 매달려야 합니다. 아 그러면 물의 압력을 온 몸으로 받아 내야 하는데 그 압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한다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으려고 객기를 부려 보았지만, 추위에 다들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돌고래가 앞에 출현 했으니 수영을 해서 바다 쪽으로 나가라는 선장의 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오리발까지 차고 스쿨링 안경을 썼지만, 이미 추위에 얼어 붙은 다리는 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괜히 배를 멀리 떠나 바다까지 갔다가는 불귀의 객이 될 것 같았습니다. 선장이 바다에 뛰어 내리기 전에 수영을 잘 하느냐는 질문이 그렇다고 대답까지 용감하게 했으니, 사고가 나면 전적으롤 제 책임입니다.

 

 

일차로 돌고래를 쫓는 시도는 실패하고 다시 이동. 차라리 물 속에 있는 것이 덜 춥지, 이동하면서 바다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니 더 죽을 맛입니다.

 

 

 

 

 

 

 

2차 시도도 실패하고 배로 돌아오라는 선장의 명령을 따라 철수. 돌고래와 수영을 하려는 오늘의 미션은 아쉽게도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배에 올라와서 한숨을 놓으면서 한 생각, 다시는 이 시기에 바다에 뛰어들지 말자. 30불은 돌고래를 못 만났으니, 되돌려 받고, 바다속에서 고생했다고 따끗한 커피도 한 잔 무료로 대접 받긴 했습니다. 으시시 ~ 지금도 그 때 생각만 하면 오한과 소름이 쫙 끼칩니다.

 

만약 이른 봄이 아니고 여름이였다면 정말 환성적인 이벤트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Bay of Island에 가시면 꼭 한번 시도 해 보세요. 단, 초봄에는 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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