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리스크/신앙과 리스크

인생은 대사가 없는 연극

리스크맨 2010. 2. 28. 07:00

요한복음 3장 34절은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이제 십자가 죽음을 앞둔 예수께서 남겨질 어줍짢은 제자들, 서로 자신의 지위가 더 높게 해 달라는 제자들이 안심이 되지 않아 남기시는 새 계명입니다. 사랑은 커녕, 사랑한다는 말 조차, 연습이 없이는 어렵습니다.

 

어제 우리 교회에서 제가 책임은 맡은 '실버모임'이 있었습니다. 70세 이상의 교인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특별활동을 하는 모임입니다. 특별활동만 보면, 경로대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원마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한 특강에서는 제가 노년의 행복학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연극 연출가인 교회 후배 집사께서 특강을 했습니다.

 

연극은 인생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100% 일치하는 말은 아니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연극의 요소는 무대, 배우, 대사, 관객입니다. 그런데, 인생은 무대인 것은 분명하고, 또 배우는 바로 그 인생을 사는 사람 자신입니다. 관객은 나의 지인들입니다. 다른 점은 대사가 미리 써져 있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생은 '대사없는' 연극이라고 합니다. 동감이 가는 말입니다.

 

어제는 아주 기초적으로 나이드신 할머니가 아들, 딸, 며느리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라는 말을 전화나 대면해서 하는 장면을 연습했습니다. 참석하신 할머니 한분 한분에게 그 분의 상황에 맞추어, 며느리가 출근하는 분은 며느리와, 아들이 출근하는 분은 아들과, 또는 딸과 전화로 통화하는 내용을 상상해서 대사를 하는 것이였습니다.

 

복순이 할머니가 퇴근하는 며느리와 나누는 대사입니다.

며느리: (집에 들어서면서) 어머니, 저 왔습니다

할머니: (반가이 맞이하며) 오서 오너라, 수고 많이 했다

며느리: 별 일 없으셨어요? 저녁 식사는 잘 드셨어요?

할머니: 그래, 네가 장 봐 든 것으로 잘 해 먹었다. 너는 저녁 먹었니?

며느리: 네, 저도 간단하게 먹었습니다. 저 옷갈아 입고 나오겠습니다.

할머니: 애미야 (아주 다정하게)!

며느리: 네, 어머니 (뒤 돌아 보며)!

할머니: 고맙다! (속삭이든 부드러운 말로),
           사랑한다! (말 끝을 올리며 조금 힘 주어서)

 

연출가는 고맙다,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할 때, 억양에 대해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지도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생각이 그대로 행동이 되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 누구나 잘 압니다. 그런데, 저는 이 연습을 함께 하면서, 고맙다,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 이 처럼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 한번 아내에게 자녀에게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해 보십시요. 처음에는 잘 안될 것입니다. 그래도 혼자 여러 번 연습하고, 한번 행동에 옮겨 보십시요! 부모에게 사랑한다 라는 말을 자주 듣고 사는 자식들이 절대 나쁜 길로 가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사랑도 표현해야만 효력이 발생합니다.

 

오늘 묵상에서 굳이 삶의 리스크 요소를 찾아 본다면, 말과 행동, 생각과 말, 생각과 행동 사이에 갭으로 발생하는 평판과 신뢰입니다. 신용리스크는 신용사회의 아주 심각한 리스크이며,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평판리스크는 그 이전 시대와는 다른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용을 지키고 평판을 지키는 Integrity은 현대 사회에서 기업과 개인의 가장 큰 덕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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