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아픔에 동참합니다. 온 나라가 슬픔에 빠진 것은 아직 한 명의 승객도 구조하지 못한 희망의 상실입니다. 세월호 운영회사인 청해진 해운과 같은 기업이 없었다면 이런 사고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땅에 있어서는 안될 무지하고 비윤리적이고 경영의 관점에서도 엉터리인 기업이 전 국민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경영학의 발자취를 살펴 보고 왜 지속가능에 힘쓰지 않는 기업은 반드시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해 보려고 합니다. 경영학은 크게 생산의 시대, 인사관리의 시대, 마케팅 시대, 전략경영 시대, 윤리경영시대, 사회적 책임 시대, 지속가능시대로 구분합니다. 생산의 시대는 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생산이 공급을 따르지 못하던 때입니다. 이 때는 어떻게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냐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던 시대입니다. 테일러의 과학경영, 동작연구 등에 대한 연구와 이를 대량생산기법으로 발전시킨 포드시 경영 등이 이 시대에 해당됩니다. 이 시대는 곧 종말을 고합니다.
인사관리시대는 생산 중심의 시대의 반성에서 시작됩니다. 컨베이어벨트 조립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단순노동에 시달리며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에 대해 불만이 쏟아져 생산성이 낮아집니다. 호손실험과 같이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이론이 속속 드러납니다. 다음으로 도래한 경영학 연구대상이 마케팅입니다. 대량생산으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깨지면 재고가 쌓이게 되었습니다. 경영의 관심사가 이해관계자 중에 소비자에게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에 대한 연구시대가 왔습니다. 이것도 잠시, 1970년대 예기치 못했던 오일쇼크와 같은 경영환경의 급변이 기업을 괴롭히게 되었습니다. 경영학 연구의 대상으로 기업경영환경에 대응하는 전략경영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전략경영의 시대 다음으로 윤리경영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1980년대 엔론사태와 나이키사태가 그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분식회계로 수 많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치고 미국의 경제체제를 혼란에 빠드린 사건이 엔론사태입니다. 나이키는 저개발국에서 저임금으로 미성년고용을 통해 폭리를 취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기업 평판리스크가 발생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도 법인으로서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그가 속한 사회에 책음을 다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은 2000년대 이후 지속가능경영의 요소로 정립되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은 지속가능개발과 사회적 책임의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지속가능개발이란 현재 살아가는 세대가 자신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을 하되, 후대 세대들의 몫을 남겨 두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지속가능경영은 3가지 기본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적 건전성, 경제적 수익성, 사회적 책임성입니다.
이번 세월호 운영선사인 청해진 해운이나 관계회사들은 사회적 책임성 관점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해운사의 수익모델은 바다 위에서 항해하는 리스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자신의 수익모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안전하게 승객과 화물을 원거리로 운송하는 서비스' 저해하는 리스크 요소를 사전적, 체계적,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이 해운회사의 수익모델입니다. 이 회사의 부실한 안전관리를 포함한 리스크관리에 대해서는 수사결과 드러날 것입니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임직원, 주주, 고객, 업계, 지자체, 국가 등입니다. 기업은 이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상생하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국가적 손실 (평판 실추, 국민의 자신감 상실, 사회체계에 대한 신뢰상실 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임직원들이 죽고, 고객이 실종과 사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주는 유한책임이지만, 기업가치가 0이 되었으므로 역시 피해자 입니다. 물론 경영권을 행사한 주주 세력이 있었다면 이들은 가해자가 되겠지요. 해운업계, 유사 서비스 업계는 계산할 수도 없을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미국의 엔론과 같은 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세월호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스스로의 수익모델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대부분 현대 기업의 수익모델은 리스크 그 자체입니다 (2013년 노별경제학상을 받은 쉬러 교수의 '21세기 리스크'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기업리스크관리(ERM: Enterprise Risk Management)를 사치라고 생각하고 있는 대부분의 최고경영자들은 이런 점을 명심 하시기를 바랍니다. 위험사회인 현대사회의 속성은 기업의 수익모델이 리스크 그 자체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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