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구 Risk Expert의 대만 견문기 7
<타이뻬이에서 바라본 한국 국가리스크>
메가톤급 폭풍으로 한국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성완종 Risk Event! 잠시 국외자가 되어 한국 국가리스크를 생각해 본다. Risk는 위기라고 번역한다. 위험과 기회 요소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Risk란 말은 초기 이태리어 riscare에서 유래되었다. 그 뜻은 과감하게 도전하다 즉 기회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 성완종 리스트를 리스크로 내가 간주한 이유는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자정의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자신을 희생했다. 한 인간 인간이 작은 우주라는 실존적 측면에서 보면 그도 한 작은 우주이다.
성완종 사건에 두 가지 리스크와의 연관점이 등장한다. 좀 길지만 아주 중요한 이슈이므로 자세히 다루어 본다.
첫째, 청와대를 비롯한 현 정권이 리스크관리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현재 집권세력인 청정의 목표는 무엇인가?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끌고 다음 선거에서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목표달성을 저해하는 모든 미래의 불확실성이 리스크이다.
해외자원투자의 부실을 밝히려는 수사가 경남기업과 성완종씨를 건드렸다. 성씨는 자신은 스스로를 VIP라고 생각했고 정치권은 그를 VRP(Very Risky People)로 여겼다. 이 갭을 집권 정청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했다. 정권창출과 관련된 Risk 요소를 철저히 다스려야 하는데 왜 이런 Risk Event가 발생했을까? 집권 정청의 리스크관리 능력에 의문이 가는 대목이 아닌가? 그 이유는 청와대 나아가 대통령의 의사결정 방식에 있다고 봐야한다.
그리스 신화에 카산드라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카산드라는 불길한 미래만을 예측하는 능력을 부여 받았다. 재수없는 소리, 찬물 끼얹는 소리만 지껄이는 카산드라를 사람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카산드라는 결국 클리트하임 네스트라에게 도끼로 살해 당한다. 카산드라는 개미의 작가 베르베르의 카산드라는 이렇게 말한다에 등장하여 우리에게 더러 알려져 있다.
나는 은행과 증권회사에서 카산드라의 역할을 하는 CRO(Chief Risk Officer)로 일했다. CRO는 참 어려운 직책이다. 그러나 잘되는 조직은 CRO가 편하게 전문성을 발휘하게 해준다. 바로 Top Management의 Risk 리더쉽이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인 모기지 사태에서 JP Mogan 투자은행이 좋은 사례이다.
지금 집권 정청 특히 청에는 Risk 리더쉽이 부재다. 즉 대통령의 의사결정이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간언하는 카산드라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예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아 수 많은 인사이슈가 발생했다. 이번 성씨 사건도 여느 정권 같았으면 리스크 관리를 잘 했을 것이다. (한국의 국가리스크 개선 측면에서는 엄청 기여하고 있다)
둘째. 해외자원개발에 등장하는 성공불대출이라는 제도다. 이것도 리스크관리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 말그대로 국가가 해외자원개발 기업에게 돈을 빌려준다. 빌려간 돈이니 되갚아야 하는데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되갚고 실패하면 안갚아도 된다. 세상에 이런 기막힌 제도가 있는가? 국가는 왜 이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제도를 운영하는가? 기업리스크 관점에서 이 의문을 말끔히 해소 할 수 있다.
인류의 문명은 기업의 혁신노력에 의해 발달하고 있다. 이를 기업가 정신이라고 한다. 혁신은 일상적인 기업활동보다 리스크가 높다. 이 리스크를 경감시키고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가장 탁월한 제도는 바로 주식회사제도이다. 혁신적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자본을 잘게 쪼개서 주식으로 나눈다. 그리고 대중이 이 주식을 취득한다. 주주는 유한책임을 지므로 리스키한 비즈니스에 대박을 노리며 기꺼이 참여한다.
가끔 이 제도에 국가가 끼여든다. 그 사례의 하나가 성공불 대출제도이다. 국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해외자원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기업 스스로 리스크를 떠 안기는 너무 성공확률이 낮다.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경감시켜 기업가정신이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원칙적으로 운영된다면 정말 좋은 제도이며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 그런데 모럴 헤저드가 문제다. 당초 취지를 무시하고 공짜돈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돈을 주고 이익이 남으면 되갚고 아니면 안 갚아도 된다니! 이런 공짜돈을 관리할 때는 엄정한 심사와 통제체계 즉 리스크관리체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에는 이런 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할 소프트웨어적인 운영체계가 부족하다. (잘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게는 미안한 말씀)
검찰에서 애초 의심을 눈초리를 보냈던 거처럼 정치권의 빽을 통해 이런 국가한계자원이 배분되었다면 참으로 한탄스럽다. 자원개발 비리수사라는 게 바로 눈먼돈이 되지 않았나 하고 사후에라도 조사해 보자는 시도이다. 그 노력자체는 탓할 게 없다. 국가차원에서는 당연히 해야한다. 그런데 현재 집권 정청의 입장에서는 성씨와 같은 VRP의 리스크를 제대로 Manage하지 못해 걱정스러운 처지가 되었다.
대만에서 객관적으로 한국의 국가리스크를 바라보았다. 1940년대 국민당 군대의 부패로 대공전쟁에서 패하고 대만으로 쫓겨와 대륙탈환을 꿈꾸다 죽은 장개석 총통의 그림이 생각난다. 그 버릇 개주지 못하고 부정부패로 날을 지새우던 국민당 정권은 야당에게 정권을 내 줬다. 양안관계에 여전히 큰 국가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대만이다. 북한리스크, 중국과 일본에 낀 경제부문, 인구감소, 경제성장둔화, 청년실업이슈, 초고속 노령화 등 많은 이슈를 안고 있는 한국의 국가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700년 후에 한국이 가장 먼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한 외국 연구소의 뜬구름없는 주장이라고 평가절하하기에 우리는 너무 리스크관리 능력이 부족하지 않은가?
리스크 Expert로서 성완종씨 리스크 이벤트를 통해 교훈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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