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직접적으로 잘못이 없어도 피해를 입는 사례가 위험사회의 특징입니다. 위험사회의 비대칭 인과관계라고나 할까요. 어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집 아들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는 날입니다. 처음 대학을 입학하니 마음이 설레겠지요. 그런데, 공항에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23일 아침 9시 30분 경에 출발하기로 한 JAL이 운항이 취소 된 것입니다. 원인은 기착지인 나래다 공항에서 어제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고, 활주로가 일부 패쇄되었기 때문입니다. 원거리 문서 운송 서비스회사인 페댁스라는 회사의 항공기 한 대가 착륙을 시도하다가 강풍이 원인인지 폭발하는 사고입니다. 기장 및 다른 1명의 승무원이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서울-인천공항간 고속도로에도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아들이 강풍 때문에 비행기 이륙에 지장이 없을까 하고 물었을때, 아마 안개 보다는 덜 방해가 될거다 라고 제가 답한 것이 틀린 말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어제 하루 종일 공항에서 기다리다가, 공항에서 밤을 세고 있습니다. 항공회사의 홈페이지에는 오늘도 결항 이라고 합니다. 항공사에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이 발이 묶인 승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습니다. 행여 오늘 아침 비행기라도 타고 갈 수 있으랴는 희망을 가지고 공항에서 기다리는 일이 실제로 아들에게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페덱스의 항공사고도 유감스럽긴 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 아들의 일본행이 무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편리한 현대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현상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사고의 후유증에 놓이게 되었으니, 스스로 마음을 달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루 정도는 그 고생을 하겠는데, 오늘도 결항이 되면 정말 속수무책입니다.
위험사회의 이러한 비대칭적 인과관계를 어떻게 원만하게 풀 수 있을까요? 항공사들이 사실 위험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보험이라도 들어 두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경우에 대비한 보험상품을 한번 개발 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이런 항공기 지연 사고는 늘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고 (event)에 대한 보상에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는데, 해당 항공사는 전혀 대책을 마련해 주질 않고, 단지 고객들만 재수 없이 당했다는 자조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항공서비스를 관장하는 정부 기관에서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세적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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