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뉴질랜드 여행

카우리 숲을 찾아 떠나는 북섬 서해안 여행

리스크맨 2009. 10. 28. 18:36

이번 주제는 나무 입니다. 자연을 자랑하는 뉴질랜드가 대표로 하는 나무는 포후투카와, 카우리 등입니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카우리 숲 방문한 내용입니다. 이 나무는 자라는 속도가 아주 더디다고 합니다. 그래서 200년생이 소나무 20년생 정도가 됩니다. 70-100년 정도 나이를 먹으면 아래쪽의 잔가지가 모두 떨어져 나가고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아주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게 됩니다.

 

 

뉴질랜드는 적도 아래 30도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섬의 경우 아열대 기후를 띠고 있어서 특이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카우리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목재상에게는 아가티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에서는 가오리라고 합니다. 학명은 Agathis alba(LAM.) Foxw. 라고 하며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사바지역에서는 Mengilan, 필리핀에서는 Almaciga, 그리고 피지, 호주, 뉴질랜드, 뉴칼레도니아 등에서는 kauri라고 불립니다. 일부 뉴질랜드 안내 책자에서 카우리 나무는 뉴질랜드에서만 자생하는 나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지구상의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카우리 숲과 관련해서도 인간의 수탈로 인한 자연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 지를 보여 줍니다. 수천년 동안 자란 뉴질랜드의 카우리 밀림이 100년이 못되어 욕심 많은 인간에 의해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백인들이 이주해 오기 전에는 뉴질랜드에 이런 울창한 카우리 숲이 꽉 차 있었는데, 무분별한 벌목으로 이제 몇몇 숲에서 보호를 받아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카우리 벌목과 카우리 껌 (카우리 진액이 굳어서 오랜 세월 지난 송진덩어리) 채취는 한 때 뉴질랜드의 호황산업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일제 시대에 수백년 묵은 소나무 숲을 일제가 벌목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영국인들과 다른 유럽인들이 뉴질랜드 섬에 이주해서 이 카우리 나무를 무분별하게 벌목해 버렸습니다. 카우리 박물관에서 본 자료에 그런 과정이 잘 나와 있습니다. 카우리 박물관에 대해서는 따로 한편을 적어 보겠습니다.

 

자 북쪽으로 카우리 숲 여행을 떠나 볼까요? 카우리 숲은 북서쪽의 다가빌(Dargavile)에서 해안을 따라 가는 12번 도로 옆 와이포우라 숲(Waipoua Forest)에 있습니다. 이 해안 도로는 뉴질랜드가 특별히 자랑하는 West코스트 산림도로로서 지도에 특별히 표시되어 있습니다.

 

베이스캠프인 오클랜드를 떠나 서해안으로 향했습니다. 이 여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기 위해 아래 두 지도를 보시면 됩니다. 첫번째 지도는 한글로 큰 도로와 도시만 나와 있어 보기가 아주 편합니다. 이 사진은 뉴질랜드 관광청 홈페이지(www.newzealand.com)에 가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볼 수 있으나 구글지도 처럼 그리 자세하지는 않습니다. 오클랜드를 떠나 북쪽으로 1번 도로를 따라 갑니다. 그리고 왕가레이 못미쳐서 다가빌로 가서 카이타이아 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한글명으로된 지도에는 잘 안나와 있지만, 아래 영문지도를 보면 12번 도로가 나와 있어 이 길을 따라 북상하면 됩니다.

 


 

오클랜드에서 1번 국도를 따라 왕가레이 방향으로 가다가 12번 도로로 갈아 탑니다. 다가빌을 지나면 서해안 산림도로가 시작 됩니다. 1번 도로는 우리나라로 치면 경부고속도로, 12번 도로는 중부고속도로 같은 비중있는 길인데, 아주 협소한 길입니다.


 

이 아름다운 서해안 산림도로는 때로는 밀림 숲을 지나기도 하고 때로는 구릉지의 초지를 지나기도 합니다. 뉴질랜드는 노르웨이나 아일랜드와 같은 여행자의 사랑을 받는 관광국과 같이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많이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운전할 수 있는 거리가 200Km 정도 입니다. 고속도로라면 400킬로미터는 쉽게 달릴 수 있겠지요.

 

 

 

길을 가다 보면 Lookout라고 전망이 좋거나 특별히 보고 가야할 대상이 있음을 알려 줍니다. 아래 사진은 South Head와 Martins Bay 해안 트래킹 코스라고 알려주는 표시판입니다. 이 표지판에는 걸어갈 경우 소요되는 시간을 표시해 주기도 합니다.

 

Lookout point에서 바라본 멋진 Arai te Uru라는 만의 모습입니다.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이 길을 따라 몇 시간을 트래킹을 할 수 있습니다.

 

해안의 강한 바람 때문에 낮게 자란 관목 숲이 정겹습니다. 내가 자란 태백산 정상에도 강한 바람 때문에 나무들이 난쟁이 크기로 자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