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Concept/리스크 이야기

한국축구의 위기관리(1)

리스크맨 2013. 8. 15. 15:00

축구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국축구의 위기관리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축구선수들의 경기력, 축구에 대한 국내의 평판, 다른 나라 축구체계와 비교 등 몇 가지 지표만 봐도 한국축구는 위기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제 한국과 페루의 평가전을 보고, 재미가 없어서 금방 껐습니다. 해외파 선수들 없이는 대표팀 운영이 참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내 프로축구 역시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축구에 대한 국내 평판부터 한번 봅시다. 국내 프로축구는 야구에 비해 확실히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프로축구와 그 밑의 리그들은 한국 축구 인프라의 근간을 이룹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몇 몇 선수들에게 의지하는 한국축구는 별로 미래가 없습니다. 국내 프로축구가 높은 평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몇 스타 플레이어가 있으면 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선수가 중요하긴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는 있었지만, 그것이 우나라라 전체의 축구 인프라를 건강하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차범근 선수가 레퍼쿠젠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 저는 쾰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쾰른과 레버쿠젠은 바로 옆 동네입니다. 매주 한번은 차 선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겸손하고 자상한 사람입니다. 차범근 선수의 뒤를 이어 레버쿠젠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한 손흥민 선수도 부친의 강력한 멘토링(?)으로 겸손하고 부지런하고 목표지향적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훌륭한 점은 선배이신 차범근 선수를 잘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토록 걸출한 차범근 선수도 한국 축구 인프라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한 두 사람에 의지하기 보다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일단 평판리스크에 대한 위기관리의 반면교사를 미국 NBA에서 찾아 봅시다. 1970년대만 해도 미국 NBA는 결승전 조차도 생중계가 되지 않고 늦은 시간대에 겨우 녹화 방송되었습니다. 가끔 매스콤을 타는 농구스타들의 소식도 마약남용과 같은 아주 나쁜 평판리스크에 노출된 가십거리에 불과했습니다. 관중은 경기를 외면했습니다. NBA 조직위는 위기감을 느끼고 국면전환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조직위는 성실하고 참신한 신인선수 발굴에 적극 나서 래리 버드, 매직 존슨을 발탁합니다. 이 때 LA 레이커스(존슨 소속)과 Boston 셀틱스(버드 소속)의 경기는 순 막히는 접전이였을 이루곤 했습니다.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신인선수의 펜클럽이 만들어 졌습니다. 조직위가 국면전화의 전환점을 만들자 TV에서 NBA경기를 생중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하고 선수들이 인터뷰를 할 때, 조직위는 반드시 '마약남용 위험', '아동학대 금지', '학교친숙 메시지' 등을 언급하도록 했습니다. 대중 앞에서 교훈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선수들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몇 시즌이 지난 후 NBA 선수들에 대한 대중의 평판은 완전히 다라졌습니다. 반사회적인 행동의 상징에서 사회에 도움을 주는 선한 얼굴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매스컴이 이런 선수들에 대해 대서특필하고 NBA 스타들에 대한 특별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칼 말론은 아동학대문제를 적극 홍보하고, 샤킬 오닐은 '샤크와 콩줄기'라는 동화책에도 등장합니다. A.C. 그린은 학창시절 친구, 가족에게 의지하고 선생님의 조언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메세지를 전하곤 합니다. NBA의 올스타 경기는 '학교와 친숙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2만명의 학생들이 경기장을 방문하도록 주선합니다. NBA의 위기 극복과 오늘날의 성공에는 '위기관리 전략'이 밑거름이 되었습니다.